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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스 멜로

W
더블유
두개의 세계

제 8 회
극본 송 재 정

씬/1 회상 - 성무집 거실 (밤)

7회 41씬에서 이어지는..

수봉 누나... 혹시 기억해요...?
연주 (고개 드는)
수봉 내가 아주 예전에 선생님한테 들었던 거 같은데.. 더블유 말예요..
연주 (....?)
수봉 누나가.. 처음에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연주 그게 무슨 말이야..?
수봉 강철이 누나가 만든 캐릭터라고 하셨거든요.
연주 (표정)
수봉 누나가 어릴 때 만든 얘기에서 따왔다고. 기억 안나요?
연주 (잊고 있었던 어렴풋한 기억이 점차 떠오르는 표정에) ....!

씬/2 회상 - 성무집 거실 (오전)

교복 입은 중학생 어린연주가 학교친구 둘과 함께 TV를 넋을 빼고 보고 있다.


탁자에 하다 만 숙제가 어질러져 있고.
자막 - 2000년 9월.
TV에서 시드니 올림픽 여자공기소총 결선 중계 중이다.
국가대표 강초현(당시 고3)이 고글을 쓰고 총을 겨누고 있는 화면.
강초현이 총을 쏘고.. 캐스터가 점수를 외치자 셋, 갑자기 악~ 비명을 지르며 여
중생스러운 호들갑을 떨고. (**당시 결선 9번째 격발 직후 상황입니다)

연주/친구들 엄마~~ 어떡해! / 동점이야 동점!!!

셋, 소파에서 부둥켜안고 방방거리며 난리인데 이때 작업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성무가 나오는

성무 (잔뜩 예민해져 버럭) 니들 조용히 안하냐?!


셋 (순간 얼른 입 다물며 소파에서 후다닥 내려오고)
성무 ..... (무섭게 째려보고 들어가는)
수선 (주방에서 밥 차리며) 엄마가 뭐랬어. 소리 좀 줄여.
어린연주 엄마 지금 중요한 순간이야..!
수선 (그 소리에 얼른 나오는) 금메달 땄어?
어린연주 (근심, 초조) 한 발 남았는데.. 계속 1등이었는데 좀 전에 동점 됐어..!
친구1 근데 아줌마 저 언니 이쁘죠?
친구2 고등학생인데 완전 잘해요~
어린연주 어 쏜다!
친구2 (연주 목을 조르며) 어뜩해 연주야 나 심장 터질 거 같애~

수선까지 긴장해서 숨을 죽이고.. TV 속 강초현이 총을 쏘는.


일동 모두 긴장해서 침을 꿀꺽 삼키는데
잠시 후. 캐스터 탄식하며 역전패를 알리고 은메달 소식 전하자
어린연주, 믿을 수 없어 입을 딱..
친구들은 동시에 악~~ 소리치며 소파에 널부러지고 발을 구르는..

수선 (혀 차며) 아까워라.. 어려서 긴장했나보네..


친구들 뭐야 역전패가~ / 아우 씨~~ 말도 안돼~~ (소파에서 몸부림치는)
수선 밥 먹자 (하며 주방으로 돌아가고)
성무 (다시 문을 열고나오며) 이놈들이 진짜!! 조용히 안 해?!
친구들 (무서워 입은 다물면서도 온몸으로 몸부림치고)
어린연주 (안타깝고 분해하다가 TV에 나오는 강초현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뭔가 영감이
떠오르는 듯)

씬/3 회상 - 성무집 연주방 (밤)

깊은 밤.
교복이 걸려있고 벽에는 HOT, 장혁, 배용준 등 오빠들 포스터가 덕지덕지.
어린연주, 참고서 펴놓고 공부하는 듯 책상 앞에 앉아서 뭔가 열중하고 있다.
카메라 가까이 다가가면.. 연주, 연습장에 만화를 그리고 있고..
신문에 나온 사격 대표선수 사진을 오려서 앞에다 놓고 그걸 보며 고글을 낀 남
자의 전신컷을 열심히 그리고 있는. 완전히 빠져서 열중해..
다리가 아주 길고 마른, 전형적인 순정만화체의 꽃미남을 그리고 있다.
그림 옆에다 중얼거리며 설명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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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연주 나이.. 열여덟.. 고등학교 2학년. 사격 국가대표. (혼자 잠시 상상하다 다시 쓰고)
키는 180... (하다 지우개로 지우며) 아니.. 185... (자기 이상형을 그리며 즐거운)
이름.. 이름은 뭘로 하지..?

그 사이 밖에서는 집 전화 울리는 소리와 수선이 받는 소리 작게 들리더니..

수선 (E) 연주야

연주, 그 소리에 번개처럼 참고서를 연습장 위에 놓고 열심히 공부하는 척.


수선이 전화 들고 문을 연다.

수선 (집 전화기를 주는) 슬아 전화왔다.


어린연주 어? (그제야 정신 든 척, 전화를 받는다)
수선 (나가고 나면)
어린연주 여보세요.
친구1 (E) 다 했냐? 나 담탱이한테 전화할까봐 낼까지 못하겠다고
어린연주 나도 안했어. 나 지금 바뻐.
친구1 (E) 뭐하는데?
어린연주 내 이상형을 드디어 찾았어.
친구1 (E) 이상형이 또 바꼈냐?

참고서를 도로 내려놓고.. 연습장의 스케치를 내려다보며 전화하는..

어린연주 아니야 이번엔 진짜야~ 들어봐. 고등학생인데 사격대표선수야. 대회 나가서 마지


막 한발로 역전승을 해. 멋지지? 그리고 천재야. 운동도 잘하는데 공부도 잘해.
키는 185도 넘고... 말랐는데 은근 근육질이야~ 그리고 성격도 좋아 되게 친절하
고 유머도 있고
친구1 (E) 야 그 오빠 짱이네~ 누구야? 우리 학교 선배야?
어린연주 아니..
친구1 (E) 그럼 어디 다녀? 나도 얼굴 좀 보자.
어린연주 얼굴은 못 봐. (하고) 만날 수가 없거든..

어린연주, 책상에 턱을 괸 채 자신이 그린 그림 속 남자를 반한 듯이 물끄러미..


눈빛은 이미 사춘기 소녀다운 공상의 세계로. 그림을 보며 한없이 멀리 상상의 날
개를 펼치는...
디졸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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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성무집 연주방.
옛 스타들의 포스터는 없고 학창시절 책들도 다 치우고.. 낡은 책상과 침대만 예
전 그대로 남아있는 빈 방.
연주, 성무의 태블릿을 책상에 갖다놓고 펜으로 그림 그리고 있다.
(** 7회 41씬 이후 상황입니다. 젖은 옷 갈아입고 몇 시간이 지난 후. 옷은 7회
구치소에서 입고 있던 옷과 일치)
습작한 잠수부와 강철의 연필 스케치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수봉이 음료수 들고 어슬렁 들어오는

수봉 (음료수 책상에 놔주며) 뭐가 좀 돼요?


연주 오지 마! 보지 마! (팔로 가리는데)
수봉 (고개 빼서 보고) 강철.. 하나도 안 같은데요?
연주 (괴로운, 얼굴 감싸며) 아... 진짜 어렵다... 선이 안 나가..
수봉 누나 그림 잘 그렸다던데. 만화가가 꿈이었다면서?
연주 그림 접은 지가 언젠데... (전자펜을 원망하는) 펜이 어색해.. 이런 건 예전엔 없었
다구.
수봉 안되면 포기해요. 선생님 연락 오면
연주 (그 말에 O.L) 아빠한테 전화와도 아무 말도 하지 마! (하고 다시 그리는) 내가
살릴 거야.. 강철은 내가 살려.
수봉 (표정)

디졸브로 시간이 더 지난.


연주, 펜을 확 던지며 일어난다. 마음대로 안 돼 절망해 침대에 엎어지는.
손가락은 마디마디 다 빨갛게 부르터서 너무 아프고..
다 포기하는 심정으로 침대에 엎드린 연주..

연주 (자신감 사라져 독백처럼) 미안해요.. 난 안 되나봐.. (지친 눈을 감는)

연주, 잠깐의 선잠에 꿈을 꾸는..


물속에서 강철을 만났던 순간 (7회 27씬 中)..
눈앞에서 심연으로 멀어져가는 강철의 모습이 생생하게..
눈을 퍼뜩 뜨는 연주. 눈가는 어느새 눈물로 젖어있고.
그 끝은 죽어도 받아들일 수 없다.
벌떡 일어나 눈물 닦고 도로 책상에 가서 앉아 다시 그리기 시작하는..

씬/4 호송버스 안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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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엔딩신에서 이어지는.
수갑 차고 수의를 입은 채 회상하는 연주.
물집 생기고 부어오른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다보고..
아직도 강철이 살아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 연주, 뒤를 돌아보는.
불투명 유리에 가려 강철은 보이지 않지만 연주의 입가에는 미소가..
F.O - F.I

씬/5 도로 (새벽)

7회 엔딩씬에서 이어지는..
한편 강철, 그대로 서서 버스가 멀어지는 걸 바라보고 있다.
버스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동이 터오도록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서.
이때 도로를 막고 서 있는 강철의 차를 향해 경적과 함께 불을 번쩍이며 요란하
게 지나가는 차 한 대가 강철의 의식을 퍼뜩 깨우고.

씬/6 강철의 차 안 + 한강대교 (새벽)

이른 새벽의 한강대교를 운전하며 지나는 강철.


지나치며 자신이 생을 마감했고 다시 부활한 곳을 시선으로 스치며..
갑작스레 다시 시작된 삶이 여전히 실감 안 나고...

씬/7 전용 엘리베이터 (아침)

강철, 깊은 생각에 빠져 올라가는..

씬/8 펜트하우스 현관 (아침)

강철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데 경호원1이 현관에 서 있다가

경호원1 대표님!
강철 .....
경호원1 어딜 다녀오십니까? 핸드폰도 안 가져가셔서..
강철 (대답 없이 들어가는)

씬/9 펜트하우스 거실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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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들어와 서서 낯설게 자신의 공간을 둘러보는..
6회, 성무집에서 봤던 거실의 자료사진이 겹치며 스쳐가고..
불쑥 튀어나오는 지독한 이질감.

씬/10 펜트하우스 침실 (아침)

강철, 문을 열고 들어온다.
6회, 성무집에서 봤던 침실의 자료사진이 겹치며 스쳐가고..
이어서 창가 쪽 의자에 앉아 핸드폰 손에 쥔 채 기다리다 쪽잠이 든 소희가 보인
다.. 잠든 소희의 얼굴에 이번에는 성무의 작업실에서 본, 소희의 얼굴을 그린 연
필 스케치가 스치고..
강철, 깊은 한숨..

씬/11 펜트하우스 복도 (아침)

뒤늦게 소식 듣고 들어온 도윤이 침실로 급히 향하는

씬/12 펜트하우스 침실 (아침)

도윤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강철, 침대에 걸터앉아 턱을 괸 채 잠이 든 소희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도윤 강대표.
강철 ..... (돌아보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들어오는 도윤의 모습,


5회, 서점의 만화책에서 봤던 도윤의 캐릭터 컷이 스쳐가고..
강철, 과연 이런 기분으로도 계속 잘 살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
다가오는 도윤이 낯설어 차마 보지 못하고 손으로 시선 떨구는

도윤 (...? 다가오는) 어딜 갔다 왔어..?


강철 ......
도윤 (이상한) 왜 그래..?
강철 (여전히 시선은 피하며 낮게) 법무팀 좀 불러줘 형. 오연주씨 문제 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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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3 경찰서 접견실 (낮)

박형사 (책상을 서류 뭉치로 쾅 내려치며 버럭) 야 내 말 안 들려?! 내가 지금 묻고 있잖


아!! 어디 숨어 있었냐고!! 대답 안하냐?!!
연주 (움찔)

수갑 차고 수의 입은 연주, 넓은 접견실에 앉아있다.


4회에서 심문하던 박형사가 옆에 와서 서서

박형사 말을 하라고!!! 아무 말이나 좀 하라고!! (서류로 책상 쾅쾅 치는)


연주 (무서워하면서도 입 다물고)
박형사 아호 이 여자 또 시작이네.. 진짜 뭐 이딴 게 다 있어?

이때 문이 벌컥 여는 경찰4.

경찰4 경위님.
박형사 (마구 짜증) 아니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겨갖고 왜 이러지? 야, 이 여자 이거 정신
감정 받아야지 여기서 더 얘기 해봤자 소용없어 이거
경찰4 경위님, 왔습니다. (밖을 가리키는)
연주 (따라서 시선 돌렸다가 !)

유리로 된 창 너머로 강철이 와 있는 게 보이는 (** 유리창이 있는 게 좋지만 없


으면 열린 문이어도 됩니다)
도윤과 변호사도 그 뒤에 있고.

연주 (!!!)
박형사 (얼른 일어나 튀어나가는)
강철 (창 너머로 연주를 발견한다, 보는)
연주 (시선이 마주치자 심장이 쿵쿵거리고.. 한번 두근거리기 시작한 심장은 이제 대책
없이 볼 때마다 제멋대로 뛰고)

박형사가 나오자 강철이 시선을 돌리고.


창밖으로 강철이 박형사, 변호사와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이는.
연주,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해 죽겠는데 박형사, 도로 문을 열고

박형사 (친절이 넘치는) 오신다 그래서 아예 여기로 데려다 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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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좀 쾌적해서요.
강철 (들어오는)
연주 (표정)
박형사 (녹화하고 있던 캠코더로 가서 끄며) 녹화 끄겠습니다. 편안하게 얘기하십쇼.
강철 미안합니다. 계속 절차를 깨서
박형사 (아부하는) 어휴 무슨 그런 말씀을~ 대표님이야 경찰청 고문님이나 마찬가지신데
요~ 커피 한 잔...
강철 괜찮습니다.
연주 (그 사이 강철만 쳐다보는데 강철은 연주에게 시선 주지 않고)
박형사 그럼 말씀 나누십쇼. (인사하고 나가는)

강철, 문이 닫히고 형사가 사라지는 걸 창으로 확인한 후 맞은 편 의자에 앉는다.


그제야 연주를 보고.

연주 (멀쩡한 모습을 보자 안심이 되고 반갑고) 일찍 왔네요..?


강철 ......
연주 설마 벌써 방법을 찾은 거예요? 탈옥범 빼내는 게 쉬운 일 아니라면서요.
강철 ......
연주 (농담처럼) 역시 대표님 능력 있으시니까
강철 (O.L) 당신이 뭔데.
연주 (멈칫) 네..?
강철 당신이 뭔데 내 인생을 멋대로 결정해? 무슨 자격으로?
연주 (....!)
강철 어떻게 날 살려냈는지 굳이 듣지 않아도 그냥 알 거 같은데.
그림을 그렸나보죠. 당신이 직접. 이유는 모르겠지만 글쎄.. 그 아버지 딸이니까
가능한 건지. 사실 궁금하지도 않아 그건. 근데..
연주 (표정)
강철 나를 그리고, 나를 살리고, 그게 오연주씨 권한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선택한 죽음을 왜 당신이 멋대로 다시 이어가?
당신이 뭔데? 당신이 조물주라도 돼?
연주 (생각지도 못한 독설에 당황, 어쩔 줄 모르고)
강철 살고 싶어 몸부림칠 때는 그렇게 죽이려고 하더니 이제는 죽자고 하니까 살려내
고. 장난해요? 당신들은 그게 스릴 있고 재밌나?
연주 (당황해서 겨우)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설마 내가..
강철 살려주면 그저 고맙고 감사할 줄 알았나 보지? 속편. 속편이랬죠? 달달한 로맨스
가 당신 취향이라고? 그러니까 나랑 같이 놀자고? 하긴 오연주씬 가끔 심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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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하면 여기 들어와서 즐기다가 진짜 세계로 돌아가면 끝이니까. 로맨스 놀이
하자고 나를 살려냈나? 내가 장난감으로 보여요?
연주 (표정)
강철 .......
연주 (서럽고 서운하고 울컥, 목이 메며) 어떻게.. 그 말이 그렇게 들려요..?
강철 (냉소로 내뱉은 후, 그제야 진심으로) ..... 이제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
연주 (....!)
강철 내가 지금 어디서 오는지 알아요..?

씬/14 회상 - 공원묘지 (오전)

가족 묘지.
나란히 세워진 4개의 묘비 앞에 서 있는 강철.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 남동생의 묘비가 나란히..
강윤(1959-2006) 윤미호(1963-2006) 강수연(1989-2006)
강준석(1991-2006)
죽음이 지어낸 것이니 애초에 죽은 적도 없는 가족들의 묘비를 낯설게 보는..

강철 (E) 당신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있죠. 나는 없어요.


예전엔 돌아가신 거였는데 이제는 애초에 없어.

다시 공허함이 미친 듯 몰려오고... 눈물이 고여 흐르는..

씬/15 경찰서 접견실 (낮)

강철 난 태생이 고아야. 난 그냥 혼자 태어났죠. 어떤 알코올 중독자 펜 끝에서.


연주 (표정)
강철 나는.. 그동안 왜 슬퍼하고 뭘 그리워한 거죠..?
연주 ......!
강철 오버하지 마요. 뭔가 해냈다고 뿌듯한가본데 전혀 아니야.
당신.. 완전히 헛짓을 했어. 누가 고마워한다고?
연주 ......
강철 누가 또 이따위 인생을 다시 살고 싶다고.. 속편을 만들어..?
연주 (아무 대답도 할 수 없는.. 결국 눈물만 뚝.. 떨어지고)
강철 ......
연주 (강철의 눈빛을 더 못 보고 결국 시선 내리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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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이 마음을 들어줄 사람도 연
주밖에 없어 자기도 모르게 쏟아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독설.
강철, 탁자에 뚝뚝 떨어지는 연주의 눈물을 보자 다시 마음이 아파오고..

연주 내가.. 쓸데없는 짓을 했네요...


강철 ...... 이제 알겠어요? 당신이 실수한 거..?
연주 (서운하고 서럽고) 네.. 이제 알겠어요.. 이런 원망이나 들을 걸 뭐하러..
강철 ......
연주 (수갑 때문에 손도 쓸 수 없어 눈물은 그대로 뚝뚝 떨어지고) 내가 뭐하다 왔는지
알아요..? 잘생긴 검사님이랑 소개팅하다 왔어요. 잘 되어가고 있었거든요. 누구
처럼 개나 소나 미인이라고도 안하고 내가 예쁘댔는데.. 근데 당신 때문에 산통
다 깨졌어요.
강철 ......
연주 그냥 평생 물속을 떠다니든 말든 무시할 걸.. 뭐 하러 혼자 애태우면서.. (서러워
계속 훌쩍거리며)
강철 그러게.. 소개팅이나 계속 하지 그랬어요.
연주 (멈칫)
강철 (자조적인) 열심히 병원 일 하고 연애도 하고 잘 살면 되지. 왜 이런 짓을 해요..?
바보같이.
연주 (표정)
강철 그깟 허접한 만화에 뭐하러 미련 갖고 수갑 차고 이 고생을..
연주 사랑하니까요..!
강철 (....!)
연주 (당연한 것을 묻는 강철이 너무나 원망스러워 울분처럼 내뱉은 고백)
강철 (표정)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르고..


눈물 젖은 연주의 시선에... 갑자기 강철의 뒤로 <계속>이라는 자막이 뜨고.
연주, ...! 놀라 뭔가 말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사라진다.
강철, 표정.

씬/16 성무집 연주방 (밤)

잠이 들었던 침대 위에 돌아와 앉아있는 연주.


갑자기 변한 환경에 다시 순간 멍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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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는 켜놓은 스탠드, 작업하던 성무의 태블릿 그대로..

씬/17 경찰서 접견실 (낮)

갑작스레 연주가 사라진 자리를 보며, 흔들리는 시선의 강철..

씬/18 성무집 거실 (밤)

수갑 찬 채로 방에서 나와 내다보는 연주.


수봉은 선풍기 틀어놓고 소파에 누워 자고 있고..
멍하던 연주, 자신이 여기 갑자기 튕겨온 이유를 깨닫는다..
회상이 펑 스치고..

<회상 인서트>
C#1 펜트하우스 게스트룸 (4회 8씬 中)

연주 (불쑥) 사랑해요.
강철 (돌아보는)
연주 ...... (잠시 기다려보더니 손 내젓는) 아녜요.
강철 (실소하는)

C#2 비행기 안 + 펜트하우스 게스트룸 (4회 22씬 中)

강철 잘 자요. (하고 끊으려는데)


연주 (불쑥) 사랑해요.
강철 ......
연주 ......
강철 그 말 안 통하는 거 알잖아요?

회상에서 돌아와..
연주, 자신의 세 번째 고백에 강철이 마침내 흔들린 걸 깨닫고...!!

씬/19 경찰서 접견실 (낮)

강철, 연주가 사라진 자리에 시선은 고정된 채..


냉소를 퍼붓고 위악을 떨었으나 이렇게 불쑥 드러나 버린 진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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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멋쩍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묘한 감정..

씬/20 성무집 거실 (밤)

연주, 옷깃으로 눈물을 닦아내는데.. 서러움은 어느새 눈 녹듯 사라진.


자신이 고백했으나 강철의 고백을 받은 듯한 기분.
연주, 마음을 주체 못하고 벽시계를 보며 서성거린다.
수봉을 깨울 생각도 수갑을 뺄 생각도 못하고..
그저 다시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

씬/21 경찰서 접견실 (낮)

강철, 그대로 앉아 연주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비어있는 의자를 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적어도 조금 전
까지처럼 지독하게 허무한 거 같진 않다. 아니, 갑자기 이 여자가 돌아오지 않으
면 살 수 없을 거 같은 기분까지 들고.

강철 (긴 한숨을 내쉬며 눈을 감는, 내뱉듯) ..... 젠장..

씬/22 경찰서 접견실 (낮) + 성무집 거실 (밤)

이분할 되며..
연주, 서성거리며 벽시계를 보고..
강철은 계속 그대로 앉아 연주가 있던 자리에 시선 고정된 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기약도 없이 시간이 흐른다.
1분이 흐르고.. 2분이 흐르고.. 3분이 흐르고..

씬/23 경찰서 접견실 (낮)

5분이 지나도록 연주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강철, 그제야 창을 통해 안이 들여다보이는 걸 깨닫고..
깊은 한숨을 쉬며 일어나 창가로 간다.
블라인드를 내리는데 이때 덜컥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연주, 어느새 다시 돌
아와 탁자 앞에 서 있는 (** 창이 없으면 문을 잠그러 가도 됩니다)

강철 (....!)

W 제8회 대본.hwp 13
연주 (....!)

둘 다, 그 짧은 몇 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은 인생에 없었다.

연주 .......
강철 .......
연주 (심장은 터질 것 같은데 막상 보니 어색하고, 주절주절) 탈옥범은 싫다고 했죠..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고 잘난 척하더니.. 겨우 그 말에 흔들려요..?
강철 ......
연주 그리고.. 나보고 뭐라고 하지 마요. 내가 오고 싶어서 여기 오는 게 아녜요. 난 끌
려 들어온 거예요. 당신이 자꾸 내 생각을 해서. 물속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강철 ......
연주 아니에요..?
강철 (순순히 인정하는) ... 맞아요.
연주 (표정)
강철 두려웠거든.
연주 ..... 뭐가..요..?
강철 다시는 당신을 못 보게 되는 게.
연주 (....!)

강철, 연주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다가와 바로 입을 맞추는


연주, ....!
장소도 처지도 잊은, 깊고 감미로운 키스가 한참을 이어지고...
잠시 후, 커피를 든 형사가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깜짝 놀라고.
형사, 뭐지..? 싶어 뻥하니 서서 보다가 당황해 도로 나가고..

연주 (소리에 눈을 뜨고, 형사가 나가는 걸 보고 놀라 입술을 떼는)


강철 (뒤늦게 천천히 눈을 뜨고)
연주 어떡해요? 형사가 봤는데...
강철 상관없어요 (바로 끌어당기며 다시 키스하는)

씬/24 경찰서 복도 (낮)

도윤과 변호사가 낮게 이야기하며 서 있는데 형사가 커피를 들고 뻥해서 온다.

도윤 (형사를 보고) 아직 얘기 중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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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뻥해서) 강대표님이 용의자랑 아는 사이었나요?
도윤/변호사 (당황) 네? / (?)
도윤 (당황을 숨기며) 그럴 리가요..
형사 아는 사이 같은데요? 아니 그냥도 아니고 무지하게 잘 아는 사이 같은데?
도윤/변호사 (?!!) / (??)

씬/25 구치소 전경 (밤)

씬/26 구치소 복도 (밤)

교도관이 어두운 복도를 지나가고..

씬/27 구치소 독방 (밤)

좁디좁은 독방에 매트리스 하나 깔고 불편하게 누워있는 연주.


좁고 덥고, 땀이 줄줄 흐르는데도 연주, 행복한 표정이고..
이런 꼴로도 이토록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스스로도 신기한.

연주 (E) 내 30년 인생 중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어이없게도 구치소 독방에 누워있던 그 때를 꼽겠다.

온갖 상상과 상념에 뒤척거리는

연주 (E) 엄마한테는 미안하지만 그 때는..

씬/28 연주집 연주방 (밤)

수선, 자다 깨서 잠옷 입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수선 얘가 들어왔나...? (하며 침대 이불을 만져보다가 없자 불을 켜보는)

연주가 없자, 수선 깜짝 놀라며 잠이 확 깨서

수선 아직도 안 왔어..? (벽시계, 새벽 3시가 넘은 걸 보고) 어머 어떻게 된 거야 얘가?


(놀라 급히 나가는)
연주 (E) 나를 기다리고 있을 엄마도 전혀 생각나지 않았고

W 제8회 대본.hwp 15
씬/29 흉부외과 의국 (밤)

늘상 보는 의국 풍경. 석범은 소파에서 자고 있고.. 인턴과 김간호사, 간식 먹으며


수다 떨고 있는데 수술복 입은 박교수가 문을 발로 차고 들어오며 버럭하자 다
들 혼비백산 일어나는

연주 (E) 병원 일을 영원히 못해도 상관없을 거 같았고

씬/30 구치소 독방 (낮)

미소를 띤 채 벽에 기대 앉아 생각에 빠진 연주 모습에..

연주 (E) 내 인생이 갑자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며..


여기, 이 순간, 이 삶이 진짜라는 착각까지 들었다.

이때 스피커로 교도관의 목소리가 들리고

교도관 (E) 4205 오연주씨. 접견입니다.


연주 (?! 강철이 온 줄 알고 벌떡 일어나는)

씬/33 구치소 면회실 (낮)

그러나 유리벽 너머엔 도윤과 변호사만 있다.

연주 (실망하는) 대표님은요..?
도윤 바쁘셔서요. 대신 저한테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연주 메시지요..?
도윤 법률적인 건 이따 (가리키며) 변호사님께 따로 들으시면 되고요,
대표님이 정확히 이렇게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연주 (?)

씬/34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바삐 양복을 걸치고 탁자 위의 두터운 법률 서류를 집어 들며 도윤에게 설명하는


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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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여자가 좋아하는 달달한 로맨스라는 게, 알아보니까 종류가 한두가지가 아니더라
구.
도윤 뭐?
강철 빚을 갚고 싶어도 엄두가 안 나니까 범주를 좀 좁혀달라고 해. (서류 옆에 적어놨
던 메모를 집어 보며) 1번 화려한 파티가 동반된 신데렐라 컨셉.

씬/35 구치소 면회실 (낮) +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2분할로 강철이 연주에게 직접 얘기하듯, 도윤에게 얘기하는 컷이 나뉘고.

연주 네?
강철 2번. 전원에서 둘만의 로맨틱한 여행. 3번. 일상 속의 소박한 로맨스.
연주 (표정)

씬/34 펜트하우스 거실 (오전)

강철, 바삐 현관으로 가고 도윤이 강철이 준 메모를 보며 따라오는

도윤 뭐야 이게 도대체?
강철 그 중에서 고르라고 해. (하다 갑자기 돌아보며) 아냐 하나만 더 추가할까?

씬/35 구치소 면회실 (낮)

도윤 4번.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19금 컨셉. (하고 헛기침)


참고로 대표님은 4번이 취향이라고 전해달라고..
연주 (표정)
도윤 골라보시죠. 어떤 게 마음에 드는지.
연주 (어이없어) 뭐예요 이게..?
도윤 목숨 빚을 달달한 로맨스로 갚으라고 하셨다고.
연주 아니.. (무안한) 그건 말이 그런 거죠.. 그렇다고 뭐 이렇게 업무 처리하듯이,
누가 로맨스로 사업계획서 쓰라고 했나요?
도윤 원래 대표님 스타일이 그렇습니다.
연주 (표정)
도윤 골라주셔야 저희도 준비하기가 쉽습니다.
연주 아니.. (기막혀하다) 정말 진지하게 고르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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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네.
연주 (도윤이 진지하게 기다리고 있자 황당해하며) 4번이 뭐랬죠..?
도윤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19금...
연주 (기겁, 손사래 치며) 아니요 아니요! 그건 아니고, (하다) 1번?
도윤 네. 화려한 파티가 동반된 신데렐라
연주 (헷갈리는) 아니 3번..
도윤 그럼 소박한 일상 속의 로맨..
연주 아니.. 잠깐만요! (분위기에 휩쓸려 어느새 진지하게 갈등) 파티도.. 궁금한데
도윤 그럼 1번으로..
연주 아뇨 아뇨 잠깐만, 3번.. (망설이다 결국) 네 3번이요.
도윤 알겠습니다. 대표님께 전하겠습니다. (일어나는)
연주 (열심히 골라놓고는 새삼 황당한) 근데 전 여기 갇혀있는데 이런 얘길 지금 뭐하
러..
도윤 (O.L) 곧 나가시게 될 겁니다.
연주 (?) 어떻게요?
도윤 그건.. 변호사님한테 자세히 들으시죠.
연주 (?)

씬/36 방송국 강철의 사무실 (낮)

강철, 창밖을 바라보며 서서.. 생각에 잠겨있다. 책상 위에 <대표 강 철> 명패 있


고.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현석이 들어온다.

강철 (돌아보고) 선생님.
현석 ......
강철 들어오세요. 왜 서 계세요?
현석 (강철을 미심쩍게 보며 들어온다)
강철 (미소) 왜요..?
현석 자네.. 결혼한다고?

씬/37 구치소 변호인 접견실 (낮)

변호사와 연주, 앉아있고 변호사, 서류를 뒤적거리며

연주 (놀라) 결혼이요...?!
변호사 서류상 혼인신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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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두 분이 미국에서 이미 혼인신고를 마친 걸로 만들고 있습니다.
연주 (더 놀라) 혼인신고를.. 할 것도 아니고 이미 했다구요..?
변호사 (서류 뒤적거리며 빠르게 설명하는) 네. 오연주씨 문제가 두 가지거든요. 신원증
명이 안 되는 거랑, 처음에 증언을 안하고 도망친 이유. 옥상에서 피습 당시에 사
실은 함께 있었고, 대표님과 비밀 결혼한 사이라는 게 알려질까봐 증인 출석을 피
했다고 진술하는 게 가장 타당성 있고 신원보증도 확실하죠.
연주 (생각지도 못한 방법, 당황스런)

씬/38 방송국 강철의 사무실 (낮)

현석 정말 오연주랑 혼인신고를 한다고?


강철 네. 그래야 될 거 같아요. 그거 외엔 딱히 빼낼 방법이 없어서요.
현석 아무리 가짜 증명이라지만 혼인신고는 과한 거 아닌가?
법적 부부가 되면 이제 빼도 박도 못해.
강철 (농담처럼) 빼도 박도 못하면 그냥 살죠 뭐.
현석 (심란한) 정체도 모르는 여자를, 나중에 재산 문제는 어떻게 하려고
강철 정체는 알았구요, 그리고 재산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현석 뭐..?
강철 재산은.. 이제 저한테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뵙자고 했어요. 진범을 찾는 것도 그만 뒀으면 해서요.
현석 (?!)
강철 진범 잡기.. 전 포기합니다. 선생님도 접으셨으면 해요.
현석 무슨 소리야 대체..?
강철 그것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전 이제 자격도 없구요.
현석 ......!
강철 .......
현석 (잠시 보다) 자네 나한테 마지막에 얘기한 게 있지. 오연주 면회하고 나서.

<회상 인서트 - 구치소 면회 대기실+방송국 편집실(5회 23씬 中)>


C#1
현석 함께 있을 때 사라졌다며?
강철 네.
현석 그 날 나한테 했던 말들, 그대로야?
강대표 말대로라면 탈출 한 게 아니고 다른 차원으로 갔다는 건데

C#2

W 제8회 대본.hwp 19
강철 맥락이라곤 없던 일들이.. 한꺼번에 맥락이 생겨요.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맥락이요.
현석 그 맥락이 뭔데..?

모든 게 멈추기 직전의 회상에서 돌아와

현석 그 담에 자네가 분명히 무슨 말을 했어, 내가 들었는데.. 그게 기억이 안나.


강철 .....
현석 자네가 그랬었지? 기억이 잘 안 나는 순간들이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았어.
내가 그랬다고. 분명히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정신이 들고 보니까 그 다음이 기
억이 안 나. 아무도 그걸 모르고, 자네는 종일 행방불명이고.
강철 네...
현석 (믿을 수 없어하면서도 묻는) 자네... 혹시 다른 차원에 갔다 온 거 아닌가?
그날 하루 종일?
강철 ..... 네.
현석 (...!) 진짜..? 거기가 어딘가?
강철 말씀드릴 수 없어요.
현석 왜..?
강철 그걸 알면.. 선생님이 앞으로 너무 힘드실 겁니다. 견딜 수 없을만큼.
현석 (....!)
강철 그래서 말씀 못 드립니다.
현석 갑갑하게 만드는구만.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서 나한테 말 안한다고..?
강철 네. 절대 못합니다.
현석 (표정)
강철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두 가집니다.
오연주가 어떤 여자인지 알았고, 걱정했던 정체불명 또라이가 아니고, 제 아내가
된다고 해도 아무 문제없어요. 늘 옆에 있어 줄까가 걱정이지만.
현석 (표정)
강철 그리고 진범은 찾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유는 묻지 말아주세요. W 프로젝트는 정리하겠습니다.
현석 ...... (한숨을 푹... 난감하고 답답하다)
그럼 이거만 대답하게. 한강에는 왜 갔었나..? 왜 떨어졌어..?
강철 ..... 죽고 싶어서요.
현석 (!) 왜...?
강철 (쓸쓸한 미소)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어서요.
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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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그 기분은 여전한데.., 그래도 살고 싶은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고민해 봐야겠어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씬/39 법원 심문실 (낮)

며칠 후. 판사와 변호사, 연주가 앉아있다.


연주, 도윤이 갖다 준 여성스러운 정장으로 갈아입고 앉아있는
판사, 변호사가 꾸며서 제출한 자료를 읽으며 질문하는

판사 피의자는 재미교포 3세로, 2015년 5월에 미국 출장을 왔던 강철씨를 처음 만나


9월에 시카고에서 결혼식을 올린 게 맞습니까?
연주 (어색하게) 네..
판사 체포 당시 프라임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강철씨와 동거 중이었던 게 맞구요?
연주 (어색하게) 네..
판사 피습당시에 현장에서 도망친 이유가.. 두 사람이 당시 이혼을 고려할만큼 불화가
심각했던 상황이라 부부라는 사실이 언론에 밝혀지는 게 부담스러웠다는 강철씨
의 진술이 맞습니까?
연주 (들으면서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네...

씬/40 법원 로비 (낮)

심문 마치고 막 석방된 연주. 경호원1,2,3이 현관을 향해 뛰듯이 앞서 가고 도윤


과 연주가 그 뒤를 따르는데 도윤이 반지케이스를 내미는

도윤 아 반지부터 끼시죠.
연주 (멈추고 보면 다이아몬드가 박힌 심플한 반지고) 이거.. 결혼반지에요..?
도윤 네. 보는 눈이 많아서 앞으로 끼고 다니시는 게 좋습니다.
(반지를 빼서 내미는)
연주 (당황스런, 주저하다 받아 손가락에 끼우면 딱 맞는) .....
도윤 (재촉하며) 가시죠.
연주 (급히 따라가는데)
도윤 (선글라스를 건네며) 이거 쓰시구요.
연주 (받으며, ??) 왜요...?
도윤 나가보시면 알 겁니다.

씬/41 법원 앞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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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튀면, 나오는 연주에게 기자들이 몰려들어 난리가 난.
선글라스를 쓴 연주가 도윤과 경호원1,2,3에 둘러싸여 정신없이 대기하고 있던
차로 들어가는데 북새통에 난장판이다. ‘강철 대표를 언제 만나신거죠?’ ‘왜 비밀

로 한 겁니까?’ ‘미국에서 의사였던 게 맞습니까?’ ‘오연주씨, 한마디만 해주시죠!!’

‘여기 좀 보세요!’ 연주, 정신없어하며 끌려들어 차안으로 들어가고..

씬/42 회사 차 안 (낮)

정신없이 들어온 연주. 도윤, 급히 앞에 타고.


차가 출발하는데 기자들이 앞을 막고 찍느라고 가질 못하고..

연주 (선글라스를 벗으며.. 혼이 빠진)


도윤 놀라셨죠? 전 매체가 다 몰려왔나봅니다. (하고) 바로 호텔로 가겠습니다.
연주 (창밖, 자신을 향해 들이댄 카메라들을 보며 적응이 안 되는)

씬/43 펜트하우스 거실 (낮)

도윤을 따라 연주가 막 들어서는데, 기다리고 있던 룸메이드와 호텔 직원 여럿,


경호원1,2,3이 일렬로 단정하게 기다리고 서 있다.

도윤 오셨습니다.
일동 (동시에 90도로 인사를 하며) 안녕하십니까 사모님..!
연주 (!! 흠칫, 도윤에게 작게) 사모님...
도윤 (모른 척 하라는 눈짓하며) 오신다고 다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연주를 안내하
며) 인사하시죠. (소개시키는) 이쪽은 우리 경호팀입니다. 얼굴은 아시죠? 박정호,
윤성민, 오현수..

경호원1,2,3 차례대로 힘차게 인사하고.. 연주, 어정쩡하게 목례하며...

도윤 (반대편 직원들에게 인사시키며) 이쪽은 호텔 직원 분들이구요..


연주 (정신 하나도 없는)

씬/44 펜트하우스 침실 (낮)

W 제8회 대본.hwp 22
컷 튀면 연주, 침실 가운데 서서 당황스러운

연주 여기서 지내라고요..?
도윤 어쨌든 부부신데 방은 함께 쓰셔야.. 직원들 눈이 있어서요.
연주 (움찔) 아니 그..

이때 욕실에서 룸메이드가 나오자 연주, 입을 다무는

룸메이드 사모님 욕조 물 받아놨습니다.


도윤 씻고 좀 푹 쉬시죠. 대표님은 저녁에 들어오실 겁니다. 그럼.

도윤과 룸메이드, 인사하고 나가고..


모두 나가고 나자 비로소 난리법석이 끝나고 조용해지는..
연주, 긴장 풀리며 맥이 쭉 빠져 의자에 털썩 앉는다. 이어서 의자 옆 테이블 위
의 신문에 시선이 가고.. <강대표와 극비 결혼 오씨의 정체는?> 이라는 헤드라인
과 함께 강철의 사진과 검은 실루엣의 여자 그림에 물음표를 단 그림을 붙여놓고.
<극비결혼의 미스터리> <재미교포 3세?> <중국 공산당 간부의 딸 설 유력..> 등
등의 부제가 딸려있는.. 연주, ...?!!
신문에 자기 얘기 써 있자 또 놀라 움찔하고... 리모컨을 집어 TV를 켜보는..
뉴스 채널이 나오는데 바로 조금 전 연주가 법원에서 나오는 장면이 뜨며.
<강철 대표 부인 오연주씨, 조금 전 오후 2시에 석방> 헤드라인이 지나가고..
연주, ?!! 놀라 얼른 TV 꺼버리고.. 온 세상이 연주가 강철의 아내라고 떠들고 있
는 것 같은..

연주 (멍해서 중얼) 나 진짜.. 결혼한 거야..? (말해놓고 자기가 또 놀라는)

씬/45 호텔 앞 (낮 - 저녁)

어둠이 깔리면서 화려한 장식의 전등들이 밝혀지고..


택시와 고급차들이 도착하고.. 도어맨들이 문을 열어주는 컷들..

씬/46 호텔 로비 (저녁)

우아하고 고급스런 분위기의 특급호텔의 로비 풍경들..

씬/47 펜트하우스 욕실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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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고 옷 갈아입고 화장대에 앉아 대충 말린 머리를 빗질하고 있는데
룸메이드가 옆에 얼음이 담긴 시원한 음료수를 놔주는.

연주 (그 사이 좀 적응이 되서 인사도 나오는) 고맙습니다.


룸메이드 (공손하게 목례하고 나가고)

연주, 음료수를 마시면서 한숨 돌리다가 잔을 든 손가락의 결혼반지가 새삼 눈에


들어오고.. 손가락을 펴서 묘한 기분으로 반지를 들여다본다.
연주, 기분이 이상한.. 진짜 결혼이라도 한 기분이 들고..

씬/48 펜트하우스 거실 (저녁)

반지를 보던 연주, 그제야 시선에 들어오는 것들.


화장대 양쪽으로 연주를 위한 화장품들, 한쪽엔 남자화장품이 나란히 있는 게 눈
에 들어오고.. 일어나 둘러보면 벽에는 남녀 커플 가운이 걸려있고..
세면대에 나란히 컵에 놓인 칫솔 두 개. 강철의 면도기도 집어보는..
한쪽의 서랍장을 열어보면.. 강철의 속옷이 들어있다.
연주, 표정. 호기심에 팬티를 꺼내본다. 만화를 보며 이런 구체적인 상상까지 해
본 적이 없는 연주, 낯설면서 신기해서 팬티를 펼쳐서 들여다보는데..

강철 (E) 4번이었네.
연주 (?!)

연주, 돌아보면 강철이 어느새 퇴근해서 문가에 서서 지켜보고 있는

연주 (!!)
강철 취향이 4번이었어.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19금. 그죠?
연주 (!! 당황해 급하게 도로 팬티를 집어넣고 서랍 닫고 돌아서는) 언제 왔어요?
강철 3번이라더니. 소박한 로맨스를 좋아하는 거 맞아요?
아닌 거 같은데.
연주 (무안해서) 아니 그냥, 뭔가 하고 봤어요, 뭔지 모르고,
강철 (다가오며) 정말? 남자 팬티가 이 세상에만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연주 (쪽팔려) 넘어가요 그냥.
강철 넘어가요?
연주 넘어가요 좀, 며칠 만에 보는데. 꼭 그렇게 놀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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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 (미소)
연주 왜 웃어요..?
강철 얼굴 보니 좋아서.
연주 (...! 좋으면서 부끄럽고.. 투정처럼) 면회도 한 번 안 오구선..
강철 너무 바빴어요. 갑자기 계획도 없던 결혼을 하려니까 보통 일이 아니던데.
없는 연애사를 급조해서 내 출장 기록하고 짜 맞추고.. 거짓말 달달 외우고 진술
하느라고.
연주 (민망해 쭝얼쭝얼) 그러니까.. 갑자기 너무 나갔잖아요..
난 달달한 로맨스가 좋댔지 결혼하고 싶다고 한 게 아닌데..
강철 이제부터 하면 되죠. 달달한 거.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연주 (?) 공부요..?
강철 (뭔가 생각난, 중얼) 아 맞어, 여기서도 뭐 할 게 있었는데.
연주 (?)
강철 거기 있어 봐요, (하면서 갑자기 나가는)
연주 (??)

씬/49 펜트하우스 침실 (저녁)

강철, 겉옷을 침대에 던져놓으며 침탁 위에 놓인 책들 중에 맨 위의 책을 집어 드


는 (**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라는 삽화집입니다.)

씬/50 펜트하우스 욕실 (저녁)

연주, 뭔가 싶어 나가려고 하는데 강철이 책을 뒤적거리며 도로 오는

강철 어 나오지 마요. (책을 보며 들어와)


연주 (?) 왜요..?
강철 앉아 봐요. (연주를 화장대 의자에 앉히더니 책을 화장대 위에 펼쳐 놓고 소매 걷
는)
연주 (?? 어리둥절) 뭐해요?
강철 (연주의 머리카락을 손에 쥐며) 처음 해보는 거라서 될까 모르겠네..
연주 (당황) 뭐에요? 왜 이래요?
강철 저 책에 머리 묶어주는 게 있길래.
연주 네?
강철 여직원들한테 리서치 시켰더니 저 책을 사다주던데.
여자들이 좋아하는 소박하고 일상적인 달달 로맨스는 다 있다고.

W 제8회 대본.hwp 25
연주 네에?
강철 가만있어 봐요. (연주의 머리카락을 빗으로 어설프게 정돈하는)

연주, 책을 집어보면.. 강철이 펼쳐놓은 페이지에 남자가 여자의 머리를 묶어주는


예쁜 삽화가 있고.

연주 진짜로 이걸 보고 공부 했어요..?
강철 공부 해야죠. 아는 게 없으니.
연주 (표정)
강철 빚 갚으라는데 아는 건 없고. 나는 시키면 공부는 열심히 합니다.
(나름 열중해서 머리를 묶으며)
연주 (어이없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거울로 강철이 열심, 진지하게 머리 만지는 모
습을 보는)
강철 근데 진짜 이게 좋아요?
연주 (?)
강철 이게 달달하냐구요.
연주 (배시시) 완전 좋은데요.
강철 그래요? 다행이네. (하면서도) 근데 신기하네. 이게 왜 달달해..?
연주 (연주는 강철이 신기한) 강대표님 공대생이 맞네요..
강철 (흘끔) 왜요
연주 몰랐어요. 연애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이런 스타일인지.
강철 (대답은 안하고 머리 묶는 데 열중하며) 거기서 골라 봐요. 또 뭐가 하고 싶은지.
열심히 하면 하루에 열개씩은 채우겠던데.
연주 무슨 숙제 해치워요?
강철 할 수 있을 때 많이 해야 되지 않을까. (툭) 언제 또 못 보게 될지 모르는데.
연주 (그 말에 멈칫, 들떴던 기분이 확 무너지며)

강철, 연주의 시선을 느끼고 거울을 힐끔 보면..


연주의 흔들리는 눈빛과 거울을 통해 마주치고..

강철 (시선 돌리며) 그렇게 쳐다보지 마요. 또 사라질라.


연주 ......
강철 (농담처럼) 내가 요새 심장이 고장이 났는지 하도 잘 흔들려서.
울거나 고백하거나, 그런 건 그만 해요. 나랑 오래 있고 싶으면.
연주 ......
강철 (끈으로 어설프게 묶고는 결국) 아 이거 못하겠다.. 너무 어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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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엉성하게 삐친 머리를 거울을 통해 보고)
강철 그래도 하나 했다고 치죠. 묶긴 묶었으니까.
연주 (애한테 칭찬해주듯이) 네 참 잘했어요.
강철 (피식) 또 뭐 할까요? 저녁 먹기 전에 시간 있는데. (하다) 아 참, 책도 그렇게 읽
으면 안 되는데 와 봐요 (하며 연주의 팔을 잡아끄는)
연주 (?? 영문 모르고 끌려 나가는)

씬/51 펜트하우스 침실 (저녁)

강철, 연주를 침대로 끌고 와 연주를 앉히며 자기도 앉고.

연주 왜요? 어머 왜 이래요? (강철에게 끌려 베개에 기대는)


강철 책도 이렇게 봐야 된다던데. (연주의 목 뒤로 팔베개를 하며 연주의 책을 뺏어 자
기가 펴드는)
연주 (?!! 눈앞에는 강철의 가슴팍이 있고, 푹 안겨서 정신없는데)
강철 172페이지.. (하면서 넘기는) 여기 있네.

남녀가 함께 소파에서 껴안고 누워 책을 보는 그림.

연주 (놀라) 페이지를 외웠어요?


강철 (웃으며) 나 공부 열심히 했다니까요.
연주 (표정)
강철 (책장 넘기면서) 봐요 또 뭐가 있는지. 아.. 함께 장보기도 있던데.

남녀가 함께 장보는 그림이 눈앞에.

강철 진짜 여자들은 장보는 게 달달한가?


연주 달달하죠..
강철 (이해 안가는 듯) 희한하네. 그럼 이따 장도 보러 가죠.
(하고 넘기며) 신발 끈 묶어주기.. 이것도?

남자가 여자의 풀어진 신발 끈을 무릎 꿇고 묶어주는 그림이 눈앞에.

연주 (흐뭇한) 좋다..
강철 (넘기는) 이거는?
연주 완전 좋아요

W 제8회 대본.hwp 27
강철 (넘기는) 이것도?
연주 내 꿈이었어요.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연주가 꿈꾸던 일상의 로맨스들이 펼쳐지고..


함께 요리하고, 쇼핑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여주고, 자전거타고, 테라스에서 별을
보고, 빨래를 같이 하는 그림들이 지나가고..
연주,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고.. 지금 같이 책을 보는 이 순간도 행복한..
페이지를 넘기는 강철의 손가락에 시선이 간다.
연주와 똑같은 모양의 결혼반지를 이미 끼고 있고...
진짜 함께 있다는 실감에.. 심장이 울렁거리고..

강철 이건...?

남자가 여자의 이마에 뽀뽀해주는 그림이 나오고.

연주 (대답하기도 전에)
강철 이건 쉽네. (연주 이마에 바로 뽀뽀를 하는)
연주 (....! 올려다보면)
강철 ...... (씩 미소)
연주 빚 갚느라 숙제하는 거 맞아요..?
강철 아니면?
연주 본인이 더 즐기는 거 같은데요.
강철 설마.. 그럴 리가.. (하면서도 눈 맞추며 연주의 입술로 내려오고)
연주 (두근거리며 눈을 감는)

막 로맨틱한 분위기가 펼쳐지는데 이때 문이 확 열리며 경호원1이 들어오는

경호원1 (쑥 들어오며) 대표님.


연주 (!! 놀라 강철을 밀치며 얼른 벌떡 앉고)
경호원1 (보고 놀라 도로 나가려는)
강철 노크 할 줄 몰라?
경호원1 (등 돌린 채) 죄송합니다..! 결혼하신 게 아직 적응이 안 되서..
연주 (무안해 책에 고개를 박고)
강철 무슨 일이야?
경호원1 도윤이 형이 밑에서 좀 뵙자고.
강철 (?) 왜 안 올라오고?

W 제8회 대본.hwp 28
경호원1 모르겠습니다.
강철 ..... (결국 일어나며) 인덱스 붙여놔요. 오늘 하고 싶은 거.
연주 .....
강철 계속 얘기하지만 난 19금이 좋아요. (농담 던지고 나가는)
연주 (경호원1 보기 무안해 괜히 새침하게 책장 넘기며 헛기침하는)

씬/52 전용 엘리베이터 안 (밤)

문이 열리고 강철, 막 들어오는데 핸드폰이 진동으로 울리는.


강철, 한손으로 닫힘 버튼을 누르면서 핸드폰을 확인 안하고 바로 받는다.

강철 여보세요.

대답이 없고..

강철 여보세요. (대답이 없자 그제야 핸드폰을 보면 발신번호제한 표시 떠 있는) ...?


여보세요. (하는데)

갑자기 눈앞에 3차원 입체 자막이 뜬다.


<너 어디야?>
강철, ...?!!
<어떻게 살아났어?>
순간 놀라 바로 비상정지 버튼을 누르는. 엘리베이터 쿵하며 멈추고..
강철, 허공에 떠 있는 자막을 놀라 보는데..
자막, 전파 방해라도 받는 듯 일그러지면서 깨지더니.. 갑자기 사라진다.
강철, ....!!! 지금 자기가 본 게 뭔지 모르겠는.. 잠시 멍해서..
이때 보안실에서 스피커로

보안 (E) 대표님.
강철 .....
보안 (E) 대표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강철 (그제야) 아.. 아니요.
보안 (E) 비상버튼을 왜..
강철 아닙니다. 잘못 눌렀어요.
보안 (E) 네 알겠습니다.

W 제8회 대본.hwp 29
엘리베이터 다시 내려가고..
강철, 그제야 들고 있던 핸드폰을 보면 좀 전의 전화, 이미 끊겨있고..
강철, 자신이 본 게 환각인지 뭔지 모르겠는..

씬/53 호텔 정원 (밤)

정원 한쪽에서 도윤이 고민스레 서성거리고 있다.


(** 옥상 정원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이때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빠진 강철이 오는 게 보이고..

도윤 (! 부르는) 강대표. (가는)


강철 (보고 도윤에게 오고, 빠르게) 형, 발신번호 추적 좀 해줘.
도윤 무슨 번호?
강철 (핸드폰 보여주며) 이 핸드폰으로 5분 전에 온 전화.
발신 위치랑 번호 좀 알아봐. 좀 이상해서.
도윤 (?) 알았어..
강철 (그제야 도윤이 먼저 부른 게 생각나고) 근데, 왜 안 들어오고 나를 불러?
도윤 아.. 연주씨가 있잖아. 거기서 할 얘긴 아닌 거 같아서.
강철 무슨 일인데..?
도윤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주며) 소희가 사표를 썼다.
강철 (...!)
도윤 좀 아까 만났는데.. 나한테 전해달래.

씬/54 회상 - 공원 (낮)

소희, 벤치에 앉아서 훌쩍거리고 있고.. 도윤이 답답한 듯 사표 들고 서서.

도윤 (마음 안 좋은) 니 심정은 알겠는데 어쨌든 강대표를 만나서 얘길 해야지


소희 싫어, 못하겠어. 얼굴 보고 싶지 않아. 그냥 오빠가 전해줘.
도윤 위장 결혼이잖아. 너도 알면서 왜 그래?
소희 (눈물 닦으며 보는) 위장 결혼처럼 보여?
도윤 (표정)
소희 난 그렇게 안 보이는데?
도윤 (사실 자신도 이미 느끼고 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너 공사구분은 해야지.
소희 난 프로는 못 되나봐. 계속 옆에서 비서 노릇하면서 그 여자 얼굴, 못 보겠어..
(하며 훌쩍이는)

W 제8회 대본.hwp 30
씬/55 호텔 정원 (밤)

도윤 울더라고.
강철 ....... 며칠 쉬라고 하고.. 내가 만나볼게.
도윤 그래. 근데 있잖아.. (하다) 하 씨.. 그냥 듣기만 해. 너무 이상해서..
강철 (...?)

씬/56 회상 - 공원 (낮)

막 헤어지는 소희와 도윤.

소희 (눈물 그치고) 오빠한텐 미안해. 그동안 고마웠어.


도윤 야.. 어차피 돌아올 거면서.
소희 그럴 일 없을 거 같아. (하고) 악수나 하자 우리. (손을 내미는)
도윤 하... (난감해 한숨 쉬며 하는 수 없이 소희의 손을 잡았다가) ....?

도윤과 악수한 소희의 손, 반투명하게 보이는.. (C.G)


도윤, 너무 놀라 자기도 모르게 손을 확 빼는

소희 (...?)
도윤 너.. 그.. (하고 다시 보면 어느새 소희 손은 원상태로) ...!!
소희 (영문 모르고) 왜..?
도윤 (표정)

씬/57 호텔 정원 (밤)

강철 (?!) 손이 사라져..?
도윤 (얘기하면서 다시 멘붕이 된) 유령처럼 말야.. 유령처럼 반투명하게 보이더라고.
강철 (....!)
도윤 말도 안 되지..? 근데 확실하게 봤거든.. 아 씨 내가 돌았나..?

강철, 대답은 못하지만... 분명히 뭔가 이상하다. 조금 전의 일도 그렇고..


다시 살아난 이후, 세계가 뭔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은.

씬/58 펜트하우스 거실 (밤)

W 제8회 대본.hwp 31
강철이 소희의 사표를 들고.. 생각에 골똘히 빠져 들어온다.
침실 쪽으로 가는데 주방에서 룸메이드가 나와서

룸메이드 대표님 저녁은..


강철 (정신 들어 돌아보고) 먹을게요. 차려주세요
룸메이드 근데 사모님이 잠드셨는데.
강철 자요?

씬/59 펜트하우스 침실 (밤)

강철이 문을 열면 연주, 책을 보던 자세 그대로 책을 든 채 침대에서 잠이 든.


룸메이드 빼꼼 들여다보며

룸메이드 많이 피곤하셨나봐요.
강철 깨면 이따 같이 먹죠.
룸메이드 시장하실텐데..
강철 괜찮아요.
룸메이드 네. (나가고)
강철 (사표를 침탁 서랍에 집어넣고 침대로 와 연주 옆에 앉는)

연주 손에 들린 책에는 이미 총천연색 인덱스가 빽빽하게 붙어있는

강철 (피식) 많이도 붙여놨네.. (책을 조심스럽게 연주 손에서 빼는데)

이때 핸드폰이 진동으로 울리고..


바로 꺼내보면 아까 그 발신번호제한 표시가 뜨는.

강철 (...! 일어나며 받는, 경계하며 낮게) 여보세요.

대답이 없다.

강철 여보세요.

이때 강철의 시선에 다시 공중에 뜨는 입체 자막이 뜨는.


<너 어디에 있냐고?> 강철, ....?!!

W 제8회 대본.hwp 32
<어떻게 돌아갔어?>
강철, 바로 베개 밑의 총을 확 꺼내며 겨누는.
강철, 빠르게 사방을 경계하며 겨누는데 아무것도 없고..
강철의 시선을 따라가며 자막이 허공에 뜨는
<누구 마음대로 죽어? 내가 널 얼마나 기다렸는데>

강철 너.. 누구야..?

<누구긴. 나를 몰라?>
<내가 네 가족을 죽였잖아>
<10년 전에 너희 집에서>
강철, !!!! 동시에 회상이 빠르게 펑 스쳐지나가고

씬/60 회상 - 성무집 거실 (6회 27씬 中)

성무 없어.
강철 뭐...?
성무 진범은.. 없어.
강철 (표정)
성무 그건... 애초에 그냥 설정이었다. 주인공을 강하게 만드는 설정.

씬/61 펜트하우스 침실 (밤)

강철 (진범이 없다고 했는데 지금 이건 뭔지, 혼란스런) 너.. 누구냐고..?

<내가 네 부모 동생을 다 죽였다니까>


<단 네 발로. 모두 이마에 명중시켰지>
<난 명사수거든. 너처럼>
강철, ....!!!
<그러니까 너는 나를 찾아야지>
<나를 안 찾고 왜 죽어? 넌 지금 죽으면 안 돼.>
<끝은.. 너랑 나랑 끝장을 봐야 끝인 거야>
강철, ...!!
<너 가족이 새로 생겼던데>
<이번엔 그 여자 차례다>
강철, ....!!!! 순간 잠든 연주를 확 쳐다보는데 연주는 여전히 잠들어있고.

W 제8회 대본.hwp 33
<이마에 총구멍을 내줄게>
<기다려> 강철, ...!!!
핸드폰 뚝 끊어지면서 허공에 가득하던 자막들 순식간에 사라진다.

강철 여보세요..! (핸드폰은 완전히 끊어지고)


연주 (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어.. 언제 들어왔어요..?
강철 (연주를 보며 굳어) ......
연주 (강철의 굳은 표정을 보고) 왜 그래요..?
강철 ..... (아무 말도 못하고 연주를 내려다보며)
연주 .....?
강철 ......
연주 왜.. (겁먹고 몸을 일으키자)
강철 (그제야 침착하게 권총을 못 보게 허리 뒤에 꽂으며) 그때.. 끝이 왜 계속으로 바
꼈다 그랬죠?
연주 네..?
강철 갑자기 바꼈다면서.

<회상 인서트 - 레스토랑 (7회 29씬 中)>


물에 흠뻑 젖은 연주가 소개팅남의 핸드폰을 확인하는.
만화 엔딩 컷 아래의 <끝>이라는 글자,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지고 <계속>이라는
글자가 떠오르고 연주, 놀라는 모습에

강철 만화의 끝이 계속으로 바껴서, 그래서 나를 살려낼 수 있었다면서.


연주 (뜬금없는 질문에 고개 저으며) 몰라요. 그냥 바꼈어요.
강철 그냥...?
연주 아직 끝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죠. 이유는 나도 몰라요.
강철 (...!)
연주 왜요..?
강철 ......
연주 왜 묻는데요?

이때 노크소리가 들리자 강철, 반사적으로 총에 손을 가져가며 돌아보는

룸메이드 (E) 대표님.


강철 (경계하며) 네.

W 제8회 대본.hwp 34
룸메이드 조심스레 문을 열며

강철 왜요?
룸메이드 (E) 사모님 드레스 갖고 왔는데요.
강철 아.. (안도하는) 네.
연주 (?) 드레스요?

씬/62 펜트하우스 거실 (밤)

매장 여직원 셋이 다양한 스타일의 화려한 드레스를 여러 벌 들고 서 있는.


침실 쪽에서 나와 놀라 보는 연주.

여직원들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사모님~


여직원1 (인사하는) 처음 뵙겠습니다.
연주 (어색, 엉거주춤 인사를 받는) 아 네..
여직원1 사모님 취향을 저희가 몰라서요. 일단 스타일별로 다양하게 가져와 봤습니다.
연주 아...
강철 (뒤늦게 핸드폰 확인하며 방에서 나오자)
연주 (작게) 이게 뭐예요?
강철 파티도 궁금하다면서요.
연주 네?
강철 1번. 화려한 파티가 동반된 신데렐라 컨셉. 그거랑 갈등했다던데.
연주 (그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데에 놀라)
강철 드레스 입을만한 자리 찾아보랬는데 마침 국빈만찬에 초대받아서.
연주 (놀라) 국빈 만찬이요?
강철 청와대 행사니까 잘 골라봐요.
연주 (놀라) 청와대요?
강철 (핸드폰이 울리자 !! 바로 보고는 회의실 쪽으로 향하는)
연주 (놀라 뒤에 대고 속닥) 내가 청와대에 간다구요?
강철 참고로 난 많이 파질수록 좋아해요. (하며 회의실로 들어가는)
연주 (뻥한) ....
여직원1 (그 소리에) 많이 파진 건 이게 제일 확실하게 파졌는데요.
(하며 앞뒤로 다 파진 드레스 내밀자)
연주 (?! 손사래 치는) 아녜요 저 말 귀담아 듣지 마세요~ 그냥 막 던지는 소리예요
(무마하며 웃는)

W 제8회 대본.hwp 35
씬/63 펜트하우스 회의실 + 회사 차 안 (밤)

강철, 문 닫고 들어오며 핸드폰 받는다.

강철 여보세요. 알아봤어?

도윤, 기사가 운전하는 차 옆에 타고 통화 중이다.

도윤 위치 확인이 안 된다는데.
강철 (!)
도윤 위치도 확인이 안 되고 번호도 없는 번호라는데. 좀 이상해.
강철 (...!)
도윤 누구 전화였어? 통화 녹음 안했어?
강철 .... 녹음할 수가 없었어.
도윤 왜?
강철 말을.. 한 마디도 안했거든. (하고) 좀 더 알아봐.

강철, 전화를 끊고 서서..


허공을 응시하며 조금 전 봤던 메시지들을 다시 떠올려보는..
강철의 기억과 시선의 이동에 따라 메시지들이 하나씩 허공에 나타나는
<내가 네 부모 동생을 다 죽였다니까>
<단 네 발로. 모두 이마에 명중시켰지>
<난 명사수거든. 너처럼>
<그러니까 너는 나를 찾아야지>
<나를 안 찾고 왜 죽어? 넌 지금 죽으면 안 돼>
강철, 표정에..

씬/64 펜트하우스 게스트룸 (밤)

침대 위에 다양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다 펼쳐놓고 보여주는..


다른 직원들이 맞춰 온 구두와 악세사리까지 꺼내 맞춰 보여주고.
연주, 눈이 황홀해 고르질 못하겠는, 즐겁고 들떠서..

연주 잘 모르겠어요~ 전 다 예쁜데요 어떡해요~


여직원1 그럼 추천해드릴까요? (갖다 대주며)
사모님은 키가 크셔서 이런 스타일이 어울리실 거 같아요.

W 제8회 대본.hwp 36
연주 그래요? (즐거운)
여직원1 일단 다 입어보세요. 대표님이 원하시는 대로 다 해드리라고 하셨거든요.
연주 그래요? (더 즐거운)
여직원2 부러워요~ 대표님 완전 로맨티스트신가 봐요
연주 아니 뭐.. (좋은데 쿨한 척) 센스는 없는데 노력은 좀 하는 편인 거 같아요. (행복
한)

씬/65 펜트하우스 회의실 (밤)

강철, 노트북을 펴놓고 뭔가 타이핑하고 있다.


책장에는 두꺼운 파일들이 잔뜩 꽂혀있는데 <W 제 1 차 보고서 2010. 01> <W
제 129 차 보고서 2013. 05> <W 제 352차 보고서 2016. 07> 같은 제목으로
빽빽하게 꽂혀있고..
강철, 같은 보고서 제목을 쓰고 있다. 옆에 문장이 자막으로 뜨며

강철 (E) 더블유 프로젝트. 제 353 차 보고서. 2016년 8월. 작성자 강 철.

다음 장으로 넘긴 후에 계속 타이핑하는

강철 (E) 지금까지의 모든 조사 보고서는 폐기한다.


이제부터 완전히 새로운 가설을 세운다. 진범은... 있다.

씬/66 회상 몽타주

C#1 골목길 (6회 29씬과 같은 장면)


권총을 들고 서 있는 남자, 가로등 불빛에 길게 그림자로 보이는..

강철 (E) 진범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그 자는 실체가 없다.

C#2 성무의 작업실 (밤)


성무, 검은 색으로 진범의 실루엣을 채우는 모습에..

강철 (E) 신이 실체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C#3 성무집 거실 (6회 30씬 中)

W 제8회 대본.hwp 37
성무 범인이 누군지는 나도 몰라..
강철 (떨리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성무 해결이 안돼야 히어로가 되거든. 범인을 찾으면 이야기가 끝나지.
행복하면 누가 그런 고생을 사서 하겠나..?
강철 (표정)
성무 그래서 아무 단서도 없는 거야. 원래 없으니까.

C#4 강철의 집 거실 (1회 4씬과 같은 장면)


가죽 장갑, 가죽 자켓을 입은 진범이 현관으로 들어서는 모습에..

강철 (E) 따라서 그는 얼굴도 신분도 없다.

진범이 강철모, 강철부, 동생들을 차례로 이마에 명중시켜 살인하는 모습에..


(**1회 4씬과 같은 장면이나 진범의 얼굴과 동선이 모두 드러나는)

강철 (E) 그는 오로지 내 가족을 죽이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므로 살인에 관한 어떤 죄의식도 없다.

피를 흘리며 죽은 시신들을 내려다보는 모습, 얼굴이 없어 표정도 없고.


돌아서서 나가는 모습에..

강철 (E) 슬픔도 느끼지 못한다. 물론 쾌감도 없다.

C#5 골목길 (6회 29씬 中)


권총을 던져놓고 사라지는 얼굴 없는 진범의 모습에..

강철 (E) 그는 인격이 없기 때문이다.

C#6 강철의 집 거실 (5회 43씬 C#4 中)


강철이 들어오다가 가족들의 시신을 발견하는 모습에..

강철 (E) 그는 내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겨

C#7 도심의 번화한 상권 뒷골목 (3회 32씬 C#18 中)


강철이 범인들과 대치하며 액션 끝에 잡는 모습에

W 제8회 대본.hwp 38
강철 (E) 내가 강력범죄에 투신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이었을 뿐이다.

C#8 어두운 곳 (밤) + 전용 엘리베이터 (7회 51씬 中)


어디인지 명확히 알 수 없는 어두운 곳.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 장갑 낀 손.

강철 (E) 그는 얼굴이 없으니 말도 할 수 없다.

강철, 엘리베이터에서 전화를 받는다.

강철 여보세요.

핸드폰을 귀에 댄 진범의 모습, 이분할 되면서


진범이 하고 싶은 말, 3차원 입체 자막으로 뜨는
<너 어디야?> 강철, .....??!

C#9 대로변 앞 골목길 (밤)


어둑한 골목길이 끝나고 대로변의 환한 불빛과 사람들이 저 앞에 보이는..
걸어오던 진범, 갑자기 벽으로 향해 사라지는.. (C.G)
(** 또는 그냥 갑자기 연기처럼 사라져도 됩니다)

강철 (E) 그는 스토리의 필요에 따라 나타났고.. 필요가 없으면 사라졌다.

C#10 호텔 옥상 (4회 15씬 C#3 中)


갑자기 등 뒤에서 나타나 강철을 찌르는 진범.

C#11 펜트하우스 거실 (3회 추가 장면)


갑자기 나타나 강철과 싸우는 진범.

강철 (E) 어떤 공간에서든

C#12 강철의 차 안 (3회 24씬 中)


트럭이 강철에게 달려오는 장면.. 트럭 운전석에 앉은 검은 실루엣의 기사.

강철 (E) 어떤 모습으로든

W 제8회 대본.hwp 39
C#13 모텔 방 (3회 23씬 中)
술에 취한 성무가 트럭으로 강철의 차를 받는 장면 그리는 모습에..

강철 (E) 신의 변덕에 따라 어떤 맥락도 필요 없이.

씬/67 펜트하우스 회의실 (밤)

강철 (E) 그는 언제든 나타나 살인할 수 있다..

노트북을 펼쳐놓고 서성거리던 강철.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까와는 다른, 확신에서 오는 두려움이..
이때 노크소리가 들리고 연주가 빼꼼 문을 열고 들여다본다.

연주 들어가도 돼요..?
강철 (돌아보는)
연주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 신고 귀걸이도 하고 머뭇거리며 들어온다)
강철 (표정)
연주 (부끄러워하며) 이거 어때요? 다들 이게 잘 어울린다는데.
강철 (표정에)

아까의 문장이 다시 펑 떠오르고..


<너 가족이 새로 생겼던데> <이번에는 그 여자 차례다>
<이마에 총구멍을 내줄게>
엄포가 아니라는 걸 깨닫자, 다시 밀려오는 공포..

연주 (강철이 계속 반응이 없자 민망해) 아 알았어요 되게 이상하구나, 멘트 하지 마요,


그냥 넘어가요, 알아들었으니까 (나가려는데)
강철 돌아가요..
연주 (무안해 짜증) 가잖아요, 간다구, 그렇게 이상해요?
강철 집으로 돌아가라고, 여긴 위험하니까.
연주 네..?
강철 (초조한) 뭐 돌아갈 방법 없어요..?
연주 (황당한) 아니.. 갑자기 어떻게 돌아가요..?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하다) 근데 왜 그래요..?

강철 뭔가 말하려는데 이때 등 뒤에서 유리창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

W 제8회 대본.hwp 40
부서진 유리조각들이 뒤에서 강철에게 날아와 쏟아지는 동시에..
강철의 귓가에 총알이 휙.. 스쳐가는 바람 소리 슬로우로..
강철, .....!!
이어서 자신을 향해 서 있는 연주의 이마에 작은 총구멍이 생긴다.
강철, 표정.
주변으로 피가 번져 나오나 싶더니 연주, 시야에서 사라지더니..
쿵, 바닥에 쓰러지는. 강철, 표정.
순식간의 일. 가족들의 시신들이 눈앞에 펼쳐졌던 기억이 스쳐지나가며.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쓰러져 죽은 연주.
강철, 그대로 굳어.. 꼼짝달싹도 못하고...

연주 왜 그래요..?

강철, 퍼뜩 정신 들면서 보면 바닥의 죽은 연주는 없고.


연주는 거기 그냥 그대로 드레스를 입고 서 있다. 강철, ...!!!
바닥에 떨어진 유리조각들도 없고. 뒤를 돌아보면 유리창은 멀쩡하고..
극도의 공포로 인한 환각이었다. 어느새 식은땀이 맺힌.
연주, 영문 몰라 서 있는데 강철, 바로 연주에게 달려가 이마를 쓸어 올려 멀쩡한
걸 확인하는.

연주 (??)
강철 (이상이 없자 안도의 한숨)
연주 왜요..? (하는데)
강철 (와서 확 끌어안는다)
연주 (!)
강철 (연주의 머리에 입 맞추고 살아있는 체온을 느끼며 안도하고)
연주 (영문도 모르고 품에 안겨 심장만 쿵쿵)

편법으로 진행했던, 여전히 조금 어색한 결혼.


그러나 진범의 말과 함께 강철은 자신에게 10년 만에 가족이 생겼다는 것을 분명
히 깨닫고. 이제 강철과 진범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될, 또는 반드시 죽여야 될 목
표가 새롭게 설정되었고. 꼭 끌어안은 둘, 모습에서
제 8 회 끝.

W 제8회 대본.hwp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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