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Documents
Culture Documents
W
더블유
두개의 세계
제 4 회
극본 송 재 정
3회 엔딩씬에서 이어지는
연주 앞에 총을 겨누고 서 있는 강철.
도윤이 뒤늦게 발로 문을 쾅 차는
W 제4회 대본.hwp 3
씬/6 펜트하우스 게스트 룸 (오전)
강철 간호사 불렀어?
소희 (퍼붓는) 내가 경찰에 진작 넘기자고 했지, 이렇게 깡패 짓이나 하려고 빼돌렸니?
너 조폭이야? 권총으로 여자 협박이나 하고! 왜 이래 진짜?
강철 니가 바라던 거 아냐? 철저한 진상 조사.
소희 (어이없어 째려보며) 경찰에 지금 넘겨. (핸드폰 거는)
강철 경찰은 안 돼.
소희 더 이상은 나도 두고 못 봐. 경찰에 넘기고 경찰이 정 못 풀면 다시 우리 팀이 조
사하고. 답답해도 그게 절차야. 왜 자꾸 일을 꼬이게 만들어? 나중에 무슨 말을
들으려고 (핸드폰을 거는데)
강철 (핸드폰 확 뺏으며 끄는) 경찰은 안 된다니까.
소희 (....!)
강철 경찰에 넘기면 영원히 못 풀거든.
(정색하고 진지한) 내가 그랬지, 오연주는 내 인생의 키라고.
소희 (표정)
강철 (핸드폰 도로 주고 옷 챙기며) 비행기 좀 밤 시간으로 바꿔줘. 부산에 먼저 들렀
다 가야겠어.
소희 ......
W 제4회 대본.hwp 4
씬/8 펜트하우스 게스트 룸 (오전)
강철 정신 들었어요?
연주 (...!)
강철 (들어오는) 어떤가요?
간호사 안정제 투여했고요 혈압은 정상이구요..
강철 그럼 잠시만 (나가달라는 고갯짓)
간호사 네. (나가는)
연주 ..... (강철이 새삼 낯설고 두렵다, 시선 회피하는)
강철 ..... (살피며) 화났어요?
연주 (기막힌) 화났냐구요? 화났다고 표현할 일이 아니죠 이건!
사람한테 총을 쏴놓고
강철 미안해요 놀라게 해서.
사실은 총에 맞아도 죽지 않을 걸 알고 있었거든요.
연주 (...!)
강철 왜 본인은 모르죠?
오연주씨는 불사신이죠, 정말 부럽게도 절대 죽지 않는.
연주 (...!)
강철 정말 몰랐어요?
연주 (놀라) 그걸 어떻게 알죠..?
강철 내 질문에 먼저 답을 해주면 나도 알려줄게요.
연주 (표정)
강철 이미 서로 확인했으니 그쪽이 보통 인간이 아니라는 건 쿨하게 인정하고 가죠. 오
연주씨는 아마도 다른 세계에서 왔죠. 내가 모르는 다른 차원의 어떤 세계. (주머
니에 든 연주의 아이디카드를 보여주며) 거기서 당신은 명세병원 흉부외과 레지
던트로 일하고 있고요. 그죠?
연주 .......
강철 거기가 어디죠?
연주 (아무 대답 할 수 없는, 시선 회피하고)
W 제4회 대본.hwp 5
강철 (아이디카드 툭 침탁에 놓으며) 어쨌든 안심은 되네요.
지난번처럼 멋대로 사라질 수 없다는 건 눈으로 확인했고.
모든 게 내 마음에 달린 거면 오연주씨가 달아날 방법은 없다는 거니까.
연주 (....?)
강철 날 잘 알죠..? 나는 작심하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게 내 장기니까. 그걸로 올림픽 금메달도 땄죠.
연주 (....!)
강철 그러니까 당신은 이제 못 돌아갑니다. 내 질문에 모두 대답을 하기 전까지는.
연주 (표정)
강철 당분간 여기서 함께 지내요. 오연주씨는 생명의 은인이니까 경찰과 언론에서 보
호할 겁니다. 언제까지 있어도 상관없어요.
대신 돌아가고 싶다면, 내 질문에 대답을 하면 돼요.
오연주씨는 내가 깜짝 놀랄만한 대답들을 많이 갖고 있는 거 같으니까.
진실을 답해서 내가 놀라면, 당신은 돌아갈 수 있죠. 나는 원하던 답을 찾고.
어때요? 합당한 거래죠?
연주 (....!)
강철 돌아가고 싶으면 날 놀라게 해봐요 어디.
오연주씨가 사는 세상은 어떤 곳이죠?
연주 (표정)
강철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안다고, 다 봤다고 했어요. 어디서 봤다는 거죠?
연주 ......
강철 대답하기 어려워요?
연주 (결코 답할 수 없다) 어렵네요.
강철 그럼 여기서 함께 지내죠. 난 상관없어요. 시간은 많으니까. (미소)
연주 나보고 여기서... 살라구요..?
강철 아니면. 내보내주면 갈 데 있어요?
연주 (표정)
강철 내 느낌엔 갈 데 하나도 없는 거 같은데.
연주 (할 말이 없는)
강철 (씩 미소)
도윤 준비됐습니다.
강철 원래는 출장 가기 전에 점심을 같이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부산에 일이 생겨서요.
식사는 다녀와서 해요. 난 금요일에 와요. 그동안은 내 비서가 있을거고.
W 제4회 대본.hwp 6
연주 ......
강철 아 그리고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주는) 지난번에 내던지고 간 핸드폰.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연주 (얼결에 받고)
강철 (손을 내미는)
연주 .....?
강철 (씩, 멋쩍은 미소) 화해 요청하는 거예요. 아까 한 짓에 대한 사과.
연주 ...... (내민 손을 잠시 보다 결국 악수하는)
강철 진심으로 미안해요.
연주 ......
강철 그럼 푹 쉬어요.
연주 (불쑥) 사랑해요
강철 (돌아보는)
도윤 (??!)
강철 ......
연주 ...... (잠시 기다려보더니 손 내젓는) 아녜요.
강철 (실소하는)
도윤 (혼자 벙쪄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이해 못하고)
강철 (문득) 아 그러고 보니 참,
오연주씨 누드를 보면 내가 깜짝 놀랄 줄 알았나봐요?
심장이 막 벌렁거리고 설레서 눈앞이 아득해지고?
연주 ..... (무안한) 혹시나 했죠.
강철 본인이 엄청 골 때리는 거 알아요?
연주 (자포자기) 네 알아요.
강철 (웃음 터뜨리는)
도윤 (??)
강철 잘 지내요. (웃으며 나가는)
도윤 (벙쪄서 힐끔거리며 따라 나가고)
연주 ......
W 제4회 대본.hwp 7
강철과 도윤이 와서 선다. 도윤이 보안키를 대면 엘리베이터 불 들어오고.
도윤 근데 뭐야 진짜?
강철 뭐가?
도윤 저 여자가 미인이면 개나 소나 미인이라면서 지금 할 거 다 하고 있거든?
내가 본 것만도 누드쇼에다, 키스하고, 사랑고백에, 뺨 때리고, 것도 사랑싸움같고
말이지. 거기다 같이 지낸다고? 그거 동거잖아? 완전 애인 사이 아냐?
강철 그러네.
도윤 누가 봐도 오해할 상황이잖냐.
강철 그러게.
도윤 아니 뭐 남 얘기하듯 해?
강철 설명 복잡해. 형 맘대로 생각해. (문 열리자 바로 들어가는)
도윤 (황당)
연주 (E) 잠시만요!
도윤 (다시 문을 열면 연주가 급히 다가오는)
강철 왜요?
연주 지금 어딜 간다고..
강철 부산에 들렀다가 뉴욕으로 갑니다. 왜요.
연주 ..... 조심하시라고요.
강철 ..... 설마.. (농담처럼 흘기며) 내가 지금 또 가다가 죽나요?
기차가 탈선하나? 아님 비행기 테러?
도윤 (??!)
연주 나도 몰라요. 그냥...
강철 이번에는 어떻게 죽을 지는 잘 모르나보네요.
연주 여기 있으면 나도 몰라요. 그래서 도울 수가 없어요.
강철 거기선 알 수 있고요..?
연주 .... 네.
강철 점점 더 궁금해지네요. 어떻게?
연주 (대답 못하고)
W 제4회 대본.hwp 8
강철 대답은 하나도 안 하면서 왜 내가 죽을까봐 그건 걱정해요?
연주 전 대표님 인생이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사람이거든요.
강철 (....!)
연주 전 대표님 팬이에요. 이건 진짜예요.
강철 (표정)
강철 그건.. 대답을 들으면 내가 불행해진다는 뜻인가요?
연주 아마도요.
강철 (표정)
연주 그래서 대답 못해요.
강철 .......
연주 그리고 대표님은 내가 내 힘으로 살려낸 첫 환자예요.
강철 그래요? 영광이네요.
연주 두 번째 환자이기도 하고요.
강철 더더욱 영광이고요.
연주 그러니까... 늘 조심하세요
강철 ...... (진심이 느껴지는, 묘하게 감동스러운)
연주 ......
강철 (미소) 그러죠. (빤히 보는)
연주 (빤히 보는 시선에 뭔가 무안, 어색해지는)
강철 이런 질문엔 설마 답해주겠죠. 나이가 어떻게 돼요?
연주 ..... 서른이요.
강철 동갑이었네요 우리. (하고) 결혼은, 했어요?
연주 ...... 아니요.
강철 잘됐네요.
연주 (그 말에, ? 보면)
강철 (알 수 없는 미소, 뒤로 물러나고)
연주 (표정에)
연주 (E) 나만 계속 여기 소환되는 이유는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
그건 이 남자가 나를 인생의 키라고 말해서였다.
W 제4회 대본.hwp 9
씬/11 부산항 전경 (오후)
강철 선생님.
현석 (악수하며) 뭘 여기까지 와? 강대표 보는 거 다들 싫어하는데.
강철 왜요?
현석 쪽팔리니까. 고용주가 피습된 사건을 두 달 넘게 맥도 못 잡고 있으니 면목이 있
겠어? 단체로 사표 쓸 준비하고 있어. 나도 포함해서.
강철 (웃으며) 아무 말도 못하게 선수 치시네요.
현석 진심이야. (한숨 쉬며) 허탕친 거 같아 이번에도. 흔적도 없어.
강철 그래요..? (트럭들을 둘러보는)
현석 이리 들어오는 CCTV는 확보했는데 나간 건 없고, 귀신이 곡하겠다니까..
(하다 생각난) 아 근데 오연주는 어떻게 된 거야?
강철 (멈칫) 소희가 무슨 말을 했군요.
현석 그 여자를 놓치는 바람에 사건이 풀리지가 않는 건데.
경찰이나 우리나 다 오연주만 찾고 있는 거 알면서 왜 빼돌려?
강철 신원을 밝힐 수 없는 입장이라 보호 중이예요.
현석 그러니까 왜 신원을 밝힐 수 없어?
그리고 왜 강대표가 그 여잘 보호해? 둘이 무슨 관곈가?
강철 네?
현석 매장에서 찍힌 동영상 봤는데 심상치 않던데.
W 제4회 대본.hwp 10
강철 그것도 보셨어요? 하 이런 (찌푸리는)
현석 윤비서 화 난 거 같던데
강철 그렇겠죠.
현석 둘이 언제 결혼하나 기다리고 있었더니 뭔 뜬금없는? 윤비서만한 여자 없어.
강철 (씩 미소만)
현석 하긴 구식이라서 내가 뭘 아나, 그건 둘이 알아서들 하고, 어쨌든 이유를 좀 들어
야겠어. 우리는 같은 팀 아냐. 나한테도 숨기는 게 있으면 안 돼.
강철 안 그래도 그래서 왔어요. 말씀드릴 게 있어서요.
씬/15 회상 몽타쥬
W 제4회 대본.hwp 11
C#1 펜트하우스 침실 (밤)
강철, 핸드폰으로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들으며 표정 변하는
C#3 호텔 옥상 (밤)
1회 29씬 이전 상황.
홀로 서서 제보자를 기다리는 강철.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도 눈치 못 채고.
갑자기 등 뒤에서 칼로 등을 찌르는 검은 그림자.
칼에 맞고 쓰러지기 전까지 칼을 든 그림자와 격투를 벌이는 컷컷에.
W 제4회 대본.hwp 12
강철 게다가 여기 와서 연기처럼 사라졌구요.
현석 (....!)
강철 요즘 저한테 일어나는 일이 전부 이래요. 맥락이 없습니다.
살인에는 동기와 범인이 있어야 마땅한데 그게 빠져 있고요.
꼭 10년 전 그 때처럼요.
현석 (...!)
강철 그동안 필사적으로 찾아왔죠. 단서 하나라도 얻겠다고.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습니까? 아예 방송국까지 사들였죠.
W 제4회 대본.hwp 13
맥주캔 들고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는 강철.
<회상 인서트>
C#1 1회, 자신을 칼로 찌르던 검은 그림자,
C#2 2회, 주사를 놓던 간호사,
C#3 3회, 트럭 운전석의 실루엣이 지나가며
씬/19 호텔 외경 (밤)
W 제4회 대본.hwp 14
강철 (E) 비밀의 문을 열어 줄, 유일한 존재요.
연주 뭐예요?
경호원1 옷 구두 가방 화장품 등등 필요하신 일쳅니다.
연주 (놀라) 이게 다 제 꺼라고요? 이걸 다 언제 입으라고요?
경호원1 대표님이 넉넉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하셔서요.
특별한 취향이 따로 있으시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연주 (산처럼 쌓이는 상자들에 압도당하는)
W 제4회 대본.hwp 15
컷 튀어 옷 입고 화장대 앞에 앉아있는 연주 표정에..
이미 화장품 일체가 진열되어 있고.. 룸메이드가 드라이 해주고 있는
W 제4회 대본.hwp 16
활주로로 이동하기 전의 비행기 안. 비행기 1등석에 막 앉은 강철.
강철 여보세요?
연주 ...... (한숨 쉬는)
강철 화났어요? 병맛은 농담인데.
연주 화 난 게 아니라 그 말에도 설레는 내가 정말 병맛이네요.
강철 (웃음을 터뜨리는)
연주 웃지 마세요. 사람 감금시켜놓고 너무 유쾌한 거 아녜요?
강철 집에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전화하면 돼요. 잘 알죠?
연주 ......
강철 잘 자요. (하고 끊으려는데)
연주 (불쑥) 사랑해요
강철 ......
연주 ......
강철 그 말 안 통하는 거 알잖아요?
연주 (찌푸리며) 네 네 알아요, 매력 넘친다고 해서 또 혹시나 했죠, 역시나네요
강철 (웃으며) 잘 자요. (끊는)
연주 (끊고는 쪽팔려 화장대에 이마 찧는)
W 제4회 대본.hwp 17
도윤 (신문 보며 듣고 있다가) 뭐 그렇게 즐거워?
강철 한번만 더 들으면 흔들릴 거 같은데.
도윤 뭐가?
강철 (대답 없이 미소 지으며 벨트 매는)
긴 회의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
소희, 서류와 커피를 앞에 놓고 볼펜을 똑딱거리며 뭔가 생각 중이다.
시계를 보더니.. 11시가 넘어간 걸 보고, 일어나는
소희 어머 여기 계셨네요.
연주 아 네.
소희 (다가오며) 뭐하세요?
연주 (어색어색) 잠이 안 와서. 그냥..
소희 몸은 좀 어떠세요?
연주 네 괜찮아요.
소희 ..... 괜찮으시면 그럼 우리 와인 한잔 하실래요?
연주 네...?
소희 (미소) 지루해 보여서요. 하루 종일.
연주 (그제야 살짝 미소) 지루하긴 하네요.
W 제4회 대본.hwp 18
소희 (웃으며) 나오세요.
소희 가시죠.
연주 네에. (나가는)
소희 (따라 나가다가 갑자기) 아 차, (핸드폰을 걸며) 화상통화 약속한 게 있었는데, 먼
저 가 계세요. 5분만요.
연주 (?)
소희 (경호원1에게) 안내해드려요. (하고 문 닫는)
경호원1 네. (? 약간 의아한) 이쪽으로.
W 제4회 대본.hwp 19
분위기와 전망 좋은 스카이라운지.
연주가 들어가는데 경호원1은 입구에 서서
연주, 전망 좋은 창가 쪽에 앉는다.
막상 밖에 나오니 살 것 같은, 음악에 전망까지, 긴장이 풀리는.
경호원1, 연주를 지켜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자 귀에 꽂은 블루투스 이어폰으
로 받는다.
웨이터 두 분이시죠?
연주 (전망 보며) 네.
웨이터 (메뉴판과 물잔을 내려놓다가) 어...?
연주 (? 보는)
웨이터 (연주 얼굴을 뚫어지게 보며) 혹시.. 아니세요?
연주 네..?
웨이터 (눈 똥그래져서) 그때 옥상에서, 강대표님, 칼에 찔렸을 때 의사 분,
연주 (..!!!)
웨이터 맞으시죠? 그때 다들 엄청 찾았는데 갑자기 사라지셔서, 경찰도 막 찾고,
그거 모르셨어요? 막 뉴스에도 나고, 왜 이제 오셨어요?
연주 아, 그게, (당황해) 몰랐네요.. 여기가 거긴지
웨이터 잠시만요, (후다닥 어디론가 간다)
연주 (!)
W 제4회 대본.hwp 20
연주, 소희가 이런 곳을 잡은 게 어이없는데 급히 입구 쪽을 보면 경호원1, 어느
새 사라지고 없다. 연주, ...?!! 그제야 소희에게 뒤통수 맞은 걸 깨닫고.
카운터 쪽에서 웨이터가 직원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카운터 직원, 연주를 흘끔 보
며 바로 전화를 걸고.. 연주, 일어나 주방 쪽으로 바로 간다.
한편, 카운터에서는
보안요원1 어딨어요?
요리사 (손짓하며) 여기 누가 지나갔는데!
보안요원들 (우르르 뛰어가는)
씬/31 주방 뒤편 복도 (밤)
W 제4회 대본.hwp 21
씬/33 여객기 1등석 안 (밤)
연주 (급히) 여기 28층이에요
강철 전화 할게요 (끊고 바로 다시 전화 거는)
도윤 무슨 일입니까?
승무원 (와서 조용히) 대표님. 지금 곧 이륙할거라서 통화는..
강철 미안해요, 한 통화만 (급한 미소)
W 제4회 대본.hwp 22
승무원 (하는 수 없이 가고)
강철 (통화되자 바로 낮게) 뭐한 거야? 지키라니까!
호텔매니저 어? (손가락질하는)
연주 (!! 도망간다)
호텔매니저 저 여자예요 오연주!
씬/38 객실 복도 (밤)
W 제4회 대본.hwp 23
연주의 뒤로 경찰들이 나타나는
강철 (E) 어디에요?
경호원1 대표님 접니다. 죄송합니다. 잡혔습니다.
강철 ....!! (낭패다) 근데 왜 니가 핸드폰을
경호원1 잡히기 직전에 저한테 몰래 던져주고 갔습니다.
펜트하우스에 있었던 얘기는 안 할 거 같은데요.
강철 (....! 핸드폰을 끊고는 잠시) .... (갑자기 벨트 풀고 일어나는데)
승무원 (뛰어와 말리며) 지금 이륙합니다. 앉아주세요.
강철 .....! (답이 없는, 툭 앉는다)
도윤 무슨 일이야 도대체?
강철 소희가 일을 쳤어 형.
도윤 어..?
강철 (화를 누르며 밖을 내다보는)
W 제4회 대본.hwp 24
소희 오연주는?
경호원1 경찰에 잡혔습니다.
소희 .....
경호원1 (욱 해서) 대표님이 시키신 게 아니라면서요
소희 내가 책임질게. 넌 걱정하지 마.
씬/42 호텔 앞 (밤)
W 제4회 대본.hwp 25
씬/44 뉴스 몽타쥬
남기자 (E) 의사를 자칭한 오모씨는 사건 초기에는 유일한 목격자로서만 알려져 있었는
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용의자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W 제4회 대본.hwp 26
박형사 주민번호요
연주 모릅니다.
박형사 ... 집 주소요
연주 없어요.
박형사 ..... (달래듯) 아 강철이 누군지 알죠? 경찰 위에 있는 분이시거든. 아무도 못 건드
려요. 여론 때문에. 시민들의 영웅이래. 사람들이 그러더라구,
그런 분이 칼로 난자를 당했는데 우리가 두 달 넘게 단서 하나 못 찾았어. 분위기
가 어떻겠어요? 좀 쉽게 갑시다, 나 좀 살려주라 아가씨.
연주 .......
소희 오연주씨.
연주 (!! 돌아보는)
소희 (가까이 와서 서는)
연주 ......
소희 미안하게 됐어요. 근데 내 입장에선 이게 최선이라서. 강대표가 너무 경찰 무시하
는 것도 걱정스럽고 오연주씨를 언제까지 억류할 수도 없고. 말이 안 되잖아요,
용의자와 동거하는 상황이라는 게. 오연주씨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연주 ......
소희 아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시면 그 다음엔 저희가 도울게요.
생명의 은인이신 건 모두 다 아니까. 근데 지금은 도와드릴 수가 없어요.
어떻게 피해자가 용의자를 돕겠어요. 일단 혐의는 벗으셔야죠.
연주 .......
소희 신원을 밝혀주세요. 목격하신 건 다 말씀하시구요. 그래야 저도 도와드릴 수가 있
W 제4회 대본.hwp 27
어요. 그 다음엔 변호사든 뭐든 전부 다 지원할거예요.
연주 (O.L) 밝히고 싶어도 밝힐 신원이 없어요.
소희 (멈칫) 세상에 신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연주 없어요. 정말로 없어요.
소희 (표정)
형사1 가짜 명함을 파고 다닌 이유
연주 ......
형사1 핸드폰 이메일 다 가짠데 명함 들고 다닌 목적이 있을 거 아냐?
의사 행세 하고 다닌 이유!
W 제4회 대본.hwp 28
C#11 구치소 일각 (낮)
미결수복을 입고 수형번호 4205가 적힌 카드를 들고 사진 찍히는 연주.
씬/45 공항 건물 앞 (오후)
씬/46 회사 차 안 (오후)
W 제4회 대본.hwp 29
경호원1 (얼른) 죄송합니다.
강철 (기사에게) 경찰서부터 들르죠.
경호원1 저.. 오연주씨 오늘 오전에 수감됐습니다.
강철 (...!) 어디.
경호원1 서울 구치소요.
강철 (기막힌) 헛발질 할 때는 번개같이 빠르지 다들.
경호원1 (무안)
도윤 (핸드폰 문자가 오자) 윤비선데.
강철 ......
도윤 계속 전화 안 받는다고 나한테 문자 보내는데
소희 핸드폰 들고 나와
W 제4회 대본.hwp 30
소희 (멈칫)
강철 내가 그렇게 당했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왜 그 시간에 축구를 안 보고
학교에 갔냐고, 할 말이 없어서 머뭇거리는 거라고, 그렇게 떠밀려서 피해자가
살인범이 됐지 순식간에. 오연주도 이제 그렇게 되겠지 아마, 상식으로 이해가 안
가니까.
소희 (표정)
강철 다들 맥락을 안보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봐. 그리고 그게 상식인 줄 알지. 너는
니가 상식적으로 행동했다는데 그게 아니라 오연주란 인간의 맥락을 전혀 못 읽
은 거지. 그 여자는 나한테 피해 안 주려고 잡히기 직전에 내 핸드폰을 던져버렸
어. 신원이 중요한 게 아니야, 그런 행동의 본질을 알면 어떻게 그 여자를 용의자
라고 말할 수 있어? 나는 나처럼 상식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도우려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너는 내 옆에서 또 희생자를 만들었어.
그러니 넌 내 비서 자격이 없어.
소희 (표정)
강철 넌 그냥 내 친구로만 남아. 넌 해고야. (끊는)
소희 .....!!
어두침침한 방.
수의를 입고 벽에 기대 쪼그리고 앉아있는 연주.
거친 분위기의 여자 수감자들 몇이 여기저기 흩어져 자고 있거나 누워있다.
연주, 머리를 감싼 채 멍하고..
숨 막힐 것 더위와 짓누르는 듯한 정적.
이때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경비교도 4205번.
연주 (...! 겁먹는)
경비교도 4205번.
연주 네..
W 제4회 대본.hwp 31
유리 칸막이가 설치된 면회 부스가 늘어선 면회실.
강철, 서성거리며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유리벽 너머로 수의를 입은 연주가 들어오는.
둘,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앉는
연주 (표정)
강철 (지키는 경찰을 흘끔 보고 낮게) 잘 들어요. 지금 상황은 암담해요.
나는 도와줄 명분이 없고, 앞으로는 더 큰일만 남았죠.
살인미수 살인교사 혐의에 불법체류, 배후조사, 온갖 이유로 앞으로 계속 조사받
고 또 조사받고 대질, 재판, 또 조사, 또 다시 재판, 끝도 없겠죠.
W 제4회 대본.hwp 32
강철 그렇게 인생이 망가지는 겁니다.
당신이 범인이라고 마음에 이미 정해놨죠 저들은.
두 달 동안 너무 피곤했거든요. 그러니까 당신이 범인이어야만 돼요.
연주 (표정)
강철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뭐든지 할 겁니다. 모욕을 주고 겁주고 멘탈을 부셔버리죠.
그게 몇 주가 몇 달이 되고, 또 몇 년이 될 지도 몰라요.
그 과정을 다 겪고 나면 다시 소시민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아요.
연주 (표정)
강철 그러니까 이제 대답을 해요. 내 질문에.
연주 (...!)
강철 난 당신이 한 말이 사실이라고 믿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닥칠 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거 밖에 없죠.
내가 묻는 질문에 답을 하고 이 자리에서 사라지는 거예요.
연주 (....!)
강철 오연주씨는 어디서 왔죠?
연주 ......!
강철 .......
연주 여기서.. 내가 사라지면 난리가 날텐데요.
강철 그렇겠죠. 근데 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오연주씬 사라져서 집으로 돌아
가면 그만이니까. 나머진 내가 수습해요. 여긴 내가 사는 세계니까.
연주 (표정)
강철 대답해요.
연주 (흔들리나) 못해요. 얘기했잖아요, 불행해 질 거라고.
강철 (실소) 내가 지금 대단히 행복한 거 같지도 않은데요.
늘 언제 죽을지도 몰라서 잠도 잘 못 자는데. 알잖아요?
연주 (표정)
강철 당신도. 여기 평생 갇혀 있어도 상관없어요? 10년이고 20년이고?
연주 ...... 아뇨.
강철 (면회 시간이 줄어드는 걸 시계로 보고) 대답해요. 시간 별로 없어요.
연주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나도 모른다고요..!
강철 이미 일은 일어났어요. 지금 우리가 어디 있는지 좀 봐요.
연주 (표정)
강철 오연주씨 사는 곳은 어디죠..?
연주 ...... (겨우) 서울이요..
강철 같은 서울..? 근데 뭐가 다르죠..?
W 제4회 대본.hwp 33
연주 (목소리 떨리는) 거기는 내가 살고... 여기는 당신이 살죠..
강철 근데 나에 대해서 어떻게 다 알죠..? 나는 거기 없는데.
연주 .......
강철 다 봤다고 했잖아요. 나에 대해서.
연주 (차마 말이 안 떨어지는)
강철 어디서 봤어요 나에 대해서..?
연주 (억지로 농담) 차라리 누드쇼가 낫겠네요.
강철 (실소) 당신 누드는 나한테 안 먹힌다니까.
연주 .......
강철 (정색하고) 대답해요.
연주 (더 큰 파국을 향해 가는 불안감) 후회할 거예요.
강철 후회 안합니다.
연주 ......
강철 당신이 사는 세계라는 게 대체 뭐죠..?
연주 ......
강철 ......
연주 (결국) 만화.... 속이요.
강철 (?) 뭐요...?
연주 ......
강철 (이해 못하고) 오연주씨가 만화 속에서 나왔다는 말이에요?
연주 아니요..
강철 그럼
연주 여기가요..
강철 (?) 그게 무슨..
연주 ..... 여기가 만화 속이라고요.
강철 (표정)
연주 내가 보는.. 만화요.
강철 (표정)
연주 당신은.. 그 만화.. 주인공이고요..
강철 (표정)
잠시 정적이 흐른다.
강철이 지금 이 말을 이해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
연주, 뭔가 더 말하려는데 이때 눈앞에 <계속> 라는 글자가 바로 떠오르고.
연주, ...!!!
강철의 눈앞에서 연주, 연기처럼 사라진다.
W 제4회 대본.hwp 34
강철, 표정.
뒤쪽에 서서 지키고 있던 경찰, 깜짝 놀라서
돌아온 연주,
수의를 입은 채, 벤치에 앉아있다.
W 제4회 대본.hwp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