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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스 멜로

W
더블유
두개의 세계

제 3 회
극본 송 재 정

씬/1 명품 매장 (낮)

2회 64씬 中

강철 ......
소희 (일이 터진 줄 알고 놀라 E) 강대표! 듣고 있어?
강철 (그제야 핸드폰 받는) 여보세요.
소희 (E) 놀래라, 왜 그래? 뭐야?
강철 오연주.. 포스가 대단한데
소희 (E) 무슨 포스?
강철 이건데 완전? 이 구역의 미친년은 바로 나야, (말하면서도 어이없어 실소)
소희 (E) 뭐?

이때 잠그지 못한 문, 저절로 스르르 열린다.


강철이 시선에, 문 사이로 보이는 거울에 아무도 비치질 않는 게 언뜻.
강철, ....? 핸드폰 끊으며 문을 확 열어 젖히고 들여다보는

씬/2 피팅룸 (낮)

2회 65, 66씬에서 이어지는


문을 쾅 열고 들어오는 강철. 텅 비어있고 연주,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다.
강철, !!!!
좁은 피팅룸 사방을 둘러봐도 숨을 곳도 나갈 곳도 없는 게 분명하고.
이때 여직원이 무슨 일인가하고 다가오는 모습이 열린 문 밖으로 보이자 강철, 바
로 문을 잠가버린다.

씬/3 명품 매장 (낮)

안에서 문을 확 닫아버리자 여직원, 놀라 움찔하는.


둘이 안에서 뭔가 딴 짓을 하고 있다고 밖에 상상이 안 되는 상황,
다른 여직원과 시선 주고받으며 민망해 얼른 가는.
손님들, 호기심에 차서 시선 온통 피팅룸에 쏠려 수군거리고.

씬/4 피팅룸 (낮)

문을 잠그고 다시 찬찬히 둘러보는 강철,


당황, 놀라움의 눈빛은 서서히 흥분으로 빛나기 시작하고..
계속 어긋났던 퍼즐이 이제야 맞춰져가는 듯.
연주가 벗어놓은 니트와 바지, 매장 구두와 바꿔 신느라 벗어놓은 운동화에 자신
이 줬던 핸드폰까지 흩어져있고. 옷을 집어 들어보면 바지 주머니에서 목에 거는
병원 아이디카드가 나온다.
사진과 함께 <명세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 오연주> 박혀있는 신분증.
강철, 신분증을 주머니에 꽂고 옷들을 챙기는

씬/5 명품 매장 (낮)

여직원이 피팅룸 근처에서 어쩌질 못하고 다른 직원에게 ‘어떡해?’ 하며 난감한


손짓하는데 이때 문이 열리며 옷과 운동화를 손에 든 강철이 나온다.
손님들과 직원들, 얼른 못 본 척 고개 돌리거나 민망해 헛기침하는.

여직원 (얼른 다가가며 모른 척) 어떻게.. 잘 맞으시는지


강철 (매장 안 사람들을 시선으로 빠르게 훑으며) 네 바로 계산하죠. 그리고 여기 매니
저 좀 불러줘요.
여직원 네?
강철 문제가 약간 생겨서요. (하며 무마하는 미소)

씬/6 카페 앞 (밤)

2회 66씬에서 이어지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는 카페 앞,
반팔 원피스 차림으로 돌아와 차양 아래에 서 있는 연주.
외투 차림에 우산 쓴 행인 둘이 달랑 얇은 반팔 원피스 입은 연주를 이상하게 보
며 지나가고.. 연주, 그 모든 일들이 찰나였다는 걸 믿을 수 없다.
홀린 듯 강철의 입술이 닿았던 자기 입술을 만져보는.
이때 매장에서 점원이 문 닫으러 나오자 정신 들어 황급히 우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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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7 흉부외과 의국 (밤)

석범은 소파에 누워 TV 보고 김간호사, 자기 자리에 앉아 모니터 들여다보고 있


는데 연주가 들어온다.

석범 커피를 만들어 오냐~? (일어나다가 ??)


연주 (말없이 종이 백을 테이블에 놓는)
석범 너 뭐가 좀 달라진 거 같은데..?
김간호사 (뒤늦게 돌아보고 놀라며) 어머 오선생님 옷이?
석범 그치, 바뀐 거지? 옷 사 입구 오느라 늦었냐?
연주 나 지금 갔다 오는데 얼마나 걸렸어..?
석범 한 30분..?
연주 두 달이 아니라 30분..? (어이없는)
김간호사 (아래 보고) 샌들도 사셨어요? 어디서요? 이 시간에 문 연데도 없을 텐데

그 사이 연주의 시선, 김간호사가 보고 있던 모니터에 확 꽂히는.


자신과 강철의 키스씬이 화면 가득 떠 있다.

연주 (!! 소스라치며 자기도 모르게 헉! 소리를 내는)


김간호사 (연주가 놀라는 걸 보고) 아 참 저거 못 보셨죠?
연주 (표정)
김간호사 새로 떴어요. 보세요.
연주 (사색이 되어) 그게.. 벌써 떴단 말에요..?
김간호사 좀 전에요. 오늘은 빨리 올라왔네요.
연주 (표정)
김간호사 (웃으며) 지금 댓글 난리났어요~ 처음 나오는 키스씬이 왜 하필 또라이한테 당하
는 거냐고 막 사람들 분개하고~ 윤소희가 아니라고 또 분개하고~
연주 (표정)
김간호사 난 근데 이런 거 너무 좋아요, 뜬금없는 러브라인~
아버님께 완전 설렌다고 꼭 전해주세요~
연주 (표정) 러브라인이요..?
김간호사 전 남주랑 여주랑 될 애들끼리 되는 게 싫더라구요. 상투적이잖아요.
석범 (케이크 꺼내며) 뭔 솔~ 그래도 윤소희랑 되야지. 윤소희 얼마나 좋아 가슴도 크
고.
김간호사 저질~ (흘기는)
연주 (민망해 더 못 보겠는, 모니터를 냅다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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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간호사 왜 끄세요?
연주 아 그, (어색어색) 화면이 너무 커서, 민망하네요, 이상하게?
석범 왜 이름이 오연주라서? 니가 강철이랑 키스하는 기분이냐?
연주 (! 혼자 정곡 찔려 움찔)
석범 (농담인데 연주가 당황하자 ?) 뭐야 그 이상한 표정은?
연주 (더 못 있고 나가는)
석범 어딜 가? 안 먹어?
연주 잠깐..
김간호사 어 오선생님, (나가는 연주를 붙들고) 뒤에 텍도 안 떼셨네요.
연주 (안절부절) 에? 아.. 참..
김간호사 잠시만요, (원피스 뒤에 옷핀으로 고정된 라벨을 떼주는)
석범 뭐야 어디서 훔쳐왔냐?
연주 (대답 못하고 나가는)
김간호사 (라벨 들여다보다가 깜짝 놀라는) 헤??
석범 왜요?
김간호사 이 원피스가 얼마짜리냐면요, 삼백 오십 오만원!
석범 (커피 마시다 뿜는)
김간호사 장난 아니다 오선생님~
석범 (가격표 들여다보며) 천 쪼가리에 한 달 월급을 꼴아 박았네?
야 여자들 진짜 무서워~ 난 절대 결혼 안 할 거야~ (라벨을 집어던지는)

씬/8 레지던트 숙직실 (밤)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로 만화를 보고 있는 연주.


연주, 장면마다 움찔움찔 놀라는 이분할로.
두 달이 지났다고 하자 버럭 놀라는 장면, 두꺼운 옷을 입고 안 덥다고 우기는 장
면, 갑자기 강철의 뺨을 때리는 장면, 미안하다고 도망가는 장면

연주 (만화로 다시 보니 어이없는) 내가 봐도 어이없네.. 하는 짓마다.. 어쩜..

스크롤 더 내리자 키스신이 나오고 연주 또 화들짝, 민망해 시선 돌렸다가..


잠시 후, 슬쩍 곁눈질로 보는...
제 3자의 시선으로 보는 만화 속 자신의 키스신, 낯설고 기묘하다.
그림을 보고 있자니 조금 전의 생생한 감촉이 느껴지는 것 같고...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모니터 속, 강철의 입술과 맞닿은 자신의 입술에 가져가
대보는데.. 이때 문이 벌컥 열리며 석범이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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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소스라치면서 허둥지둥 모니터 끄려다가 잘못 눌러 모니터 넘어지는.

석범 어허?
연주 (당황하며 도로 세우는) 이게 왜 (얼른 전원 끄고)
석범 왜 자꾸 끄냐? 야동보다 들킨 거처럼
연주 에? 아, 그러네? 왜 그러지 내가? 야동도 아닌데, (하하하 어색하게 웃고)
석범 (? 의국에 놓고 간 연주의 핸드폰과 커피를 주는) 자 핸드폰
연주 (받는) 어..
석범 케이크 안 먹어?
연주 어 먹을께.. (어색하게 무마하는)
석범 아.. 배부르니까 또 졸리네 (하품하며 칫솔 들고 나가고)

연주, 핸드폰을 보자 그제야 성무의 생각이 퍼뜩 나는.


마지막 통화 기록 <아빠> 떠 있고.
성무와 통화를 하다 끌려들어갔었던 순간을 떠올리는.

씬/9 성무집 거실 (밤)

문하생들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데 사무실 전화가 울린다.


막내 윤희가 일어나 받는다.

윤희 여보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지금 작업 중인데요 (하다) 네? 언제요?

그 소리에 수봉과 선미, 쳐다보고

윤희 아닌데요. 잠시만요 (수봉에게) 오빠 편집부에 원고가 벌써 갔다는데요?


수봉 뭔 소리야?
윤희 받아봐요.
수봉 (와서 받는) 여보세요 네. 아니요 저희 아직 반도 작업 못했는데요, 누가요?
선미/윤희 (그 사이 인터넷 들어가 보고 놀라) 이게 뭐야? 벌써 떴어! / 어!
수봉 (보고 놀라) 뭐야 이거..? (하고) 이거 아닌데요? 잘못 올라갔습니다 우리 아직 작
업 중이라니까요?

씬/10 성무의 작업실 (밤)

노크소리와 함께 수봉이 들여다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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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 (전화 들고) 저 선생님..! 편집부에서 전화가 왔는데 원고가 (하다 멈칫)

꼼짝 않고 앉아있는 성무의 앞에 놓인 태블릿에 마지막 키스신이 떠 있다.

수봉 (?!) 어, (당황) 선생님께서 보내셨어요?


성무 ......
수봉 저는 또... (이상해하면서도 전화하며 나간다) 여보세요.

씬/11 성무집 거실 (밤)

수봉 (도로 나와 문가에 서서 통화하는) 네 네. 선생님이 직접 올리셨나 봐요.


선미/윤희 (듣고 있다가) 진짜?
수봉 저희는 몰랐거든요. 말씀을 안 하시고 바로 보내셔서 네 네..

이때 성무가 갑자기 문을 쾅 열고 나오는

성무 전화 바꿔.
수봉 (?) 잠시만요.. 선생님이..
성무 (말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가로채며) 여보세요. 나 오성무요.

씬/12 포털 회사 웹툰 부서 + 성무집 거실 (밤)

야근 하는 몇몇만 남아있는 사무실.


담당인 박팀장(30대 남), 자기 자리에 발 뻗고 앉아 전화하다가

박팀장 (즐거워하며) 아 선생님~ 아니 신기해서 전화 드린 겁니다. 러브신도 나오고 재


밌긴 한데 선생님 스타일이 갑자기 달라지신 거 같아서요
성무 그거 내려요. 잘못 보낸 거니까.
박팀장 네..?
문하생들 (??)
성무 다시 보낼테니까 내리라고. 그거 아니야.
박팀장 (의아한, 그제야 발 내리며) 왜요 선생님..? 이번 회 엄청 재밌는데요. 댓글 반응
도 벌써 폭발적이고..
성무 당장 내리라고 했어요.
박팀장 아.. (난감한) 근데 선생님.. 조회 수가 벌써 만 건이 넘었거든요 마음에 안 드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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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있으면 다음 회에 보충을 하시면
성무 (버럭) 내리라면 당장 내려!!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박팀장 (경기를 하며 벌떡 일어나는)
성무 새벽까지 보낼 거니까 당장 내려!!
박팀장 (겁먹어) 네, 선생님 알겠습니다, 그럼 뭐라고 공지를.. (하다) 선생님? (끊어져있자
황당한)

씬/13 성무집 거실 (밤)

문하생들 (영문 몰라 눈 똥그래져서 서 있는데)


성무 (거칠게 전화를 끊고) 너희들은 짐 싸서 집에 가라.
문하생들 네...?
성무 오늘이 마지막 회가 될 거다.
나머지는 나 혼자 작업해도 되니까 너희들 할 일은 이제 없어.
문하생들 (?!)
성무 이 팀은 오늘부로 해체한다. 집에 가서들 쉬어.
문하생들 (당황, 황당)
수봉 선생님? 왜 갑자기.. 저희도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저도 3년을 넘게 한 작
품인데
성무 (말 끊으며) 그동안 수고들 했다. (문 쾅 닫고 들어가 버리는)
문하생들 (뻥해서 말문이 막혀 잠시)
윤희 (낮게) 왜 우리한테 화를 내세요?
선미 이해가 안 돼. 왜 말도 안하고 보냈다가 또 그게 아니라고 내리라 그러시고..
수봉 (표정)
윤희 근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그려요? 말도 안 돼.
절반도 못했었는데 갑자기 몇 분 안에 다 끝내?
수봉 (표정)
선미 것도 말도 안 되는데다가 내용도 이상해. 갑자기 웬 키스신?
선생님 키스신 베드신, 이런 거 절대 안 넣으시잖아.
수봉 (설마.. 마침내 의혹이 들기 시작하는, 표정에)

씬/14 성무의 작업실 (밤)

성무, 겨우 다스렸던 마음은 다시 분노와 광기로 타오르고..


키스씬이 떠 있는 태블릿의 전원을 확 뽑아버리고 태블릿을 들고 가방을 급히 찾
는데 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연주> 뜨자 성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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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15 레지던트 숙직실 +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핸드폰을 들고 역시 서성거리고 있는데


신호음이 한참 가더니 성무가 받는다.

연주 여보세요, 아빠?
성무 ......
연주 아빠 보셨죠? 새로 뜬 만화?
성무 ...... (더 이상 부인할 수가 없는)
연주 이제 모른 척 하지 마세요, 모른 척 하시면 안돼요. 저 벌써 두 번이나 강철을 만
나고 왔다고요, 아빠가 보신 그대로요, 제가 다 겪었어요 지금, 거기서 두 달을 보
내고 왔다구요, 어떻게 된 거예요? 왜 강철이 살아있고 아빠는 왜
성무 (O.L) 너.. 나한테 살인이라고 그랬었냐?
연주 (....!)
성무 내가 그렸다, 내 작품이야!
그러니까 내 작품 안에서는 내가 신이지, 전부 다 내가 창조했으니까!
근데, 신이 자기 피조물을 없애는 게 어떻게 살인이 되냐?
연주 (표정)
성무 그건 살인이 아니야, 심판이라고 하지!
연주 (....!)
성무 그 놈은 괴물이야. 처음엔 몰랐는데 내가 괴물을 만들었더라,
그래서 심판하려고 한 거다, 잘못 만든 피조물이라서..!
연주 (표정)
성무 어떻게 그 놈을 그냥 둬..? 내가 잡아먹히게 생겼는데..!
(내뱉듯) 그 놈은 진즉에 끝냈어야 했어, 그때 한강대교에서.
연주 .... 그게 무슨 뜻..
성무 잊어, 오늘 니가 본 건 환상이다, 전부 다 잊어라, 알겠어?
연주 환상이 아니죠 아빠. 어떻게 그걸 환상이라고
성무 (버럭) 잊으라고!! 부녀가 쌍으로 미쳤다는 소리 듣고 싶은 거냐?!!
연주 (멈칫)
성무 미친놈은 나 하나면 된다. 넌 끼어들지 마라 위험해. (하고 끊어버리는)
연주 여보세요. 아빠...! (답답한)

석범이 양치를 하고 들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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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급히 가방 챙기며) 석범아 부탁 좀 하자. 자리 좀 잠깐 비울께
석범 차려입고 어딜 가게? 너 데이트 하냐?

씬/16 성무집 거실 (밤)

연주, 급히 들어오는데 수봉, 심란하게 맞이하는.


윤희와 선미는 안 보이고.

수봉 누나~
연주 아빠 방에 계시지? (들어가려는데)
수봉 나가셨어요
연주 (멈칫) 어딜?
수봉 몰라요 짐 싸갖고 나가셨어요, 컴퓨터까지 싹 들고.
연주 (...!)

씬/17 회상 - 성무집 마당 (밤)

한 시간 전. 비가 쏟아지고 천둥번개 요란한데 성무가 태블릿이 든 짐 가방을 들


고 빗속을 가로질러 간다. 현관으로 쫓아 나온 수봉이 외쳐 부르는

수봉 선생님! 선생님 어디 가세요?!

성무, 돌아보지도 않고 도망치듯 사라져가는

씬/18 성무집 거실 (밤)

수봉 우리도 다 쫓아내셨어요, 갑자기 다 나가라는 거예요,


연주 (표정)
수봉 선미랑 윤희는 일단 집에 보냈구요. (하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거야 (횡
설수설) 어쩐지 내가 누나한테 강철이 죽는다고 일러줘서, 그래서 쫓아내시는 거
같은데 근데 웃긴 거죠, 그럼 (모니터의 연주를 가리키며) 이게 진짜 누나라는 거
잖아, 누나가 내 말 듣고 만화에 들어가서 강철을 살려냈다는 건데, 그게 말이 안
되는데 또 그래야 말이 되고, (하다 연주의 원피스에 시선이 꽂히는) ...?? 그거..
(모니터의 만화 컷을 동시에 보는)
연주 이거 얼마짜린 줄 알아? 삼백만원도 넘어.
수봉 (....! 만화 속 연주의 의상과 대조해보면서 눈 커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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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내가 내 돈으로 이걸 샀을까?
수봉 (멍해서 고개 젓는)
연주 그럼 내 주변에 삼백만원짜리 원피스를 아무렇지 않게 사줄 수 있는 능력자가 누
가 있겠어?
수봉 ...... (설마하며) 강철이요..?
연주 이제 믿겠니?
수봉 (!!!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의자에 주저앉는) 이런 젠장..!!

씬/19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핸드폰을 걸며 방으로 들어오고 수봉은 완전 멘붕 되서 따라 들어오는

수봉 아니 어떻게 그런..!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아니 어떻게!!


연주 좀 조용히 해봐
안내 (E) 고객님의 전원이 꺼져있사오니
연주 ..... (핸드폰을 끄는)
수봉 (생각이 혼자 마구 튀는) 아니 근데 어떻게 거길 들어가?! 맘대로 막 들어갈 수
있다고?! 왜 누나만?!
연주 몰라 나도. 왜 자꾸 그러는 지, 그냥 정신 차려보니까 만화 속이었어.
수봉 (기막힌) 하...
연주 대신 몇 가지는 확실하게 알았어.
그 세계는 모든 게 강철 중심으로 돌아가,

<만화 인서트>
만화 컷 중 연주가 비상구 문 열고 나타나는 장면부터 죽 장면 지나가는

연주 (E) 강철하고 엮이지 않는 이상은 만화에 등장하질 않아.


내가 혼자 돌아다닌 시간, 내 생각, 이런 건 하나도 없어, 그냥 편집되는 거야,
연주 주인공은 강철이고 나는 주변인물이니까.
수봉 (입 벌린 채 듣고 있는)
연주 시간도 강철 중심으로 흘러.

<회상 인서트>
버스 정류장에서 갑자기 시계가 돌아가고 주변이 변하는 장면에

연주 (E) 강철이 활약하지 않는 시간은 그냥 건너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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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두 달이 눈앞에서 지나가버렸다니까.
연주 여기선 5분도 안 되는 시간이 거기선 두 달이 될 수고 있고, 그러니까 2년, 20년
이 될 수도 있겠지
수봉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연주 생각해 봐. 이 만화가 연재된 게 7년이야.

<회상 인서트>
사격하는 소년 강철, 재판 받는 강철, 슈퍼카를 타는 강철 모습 등 지나가고

연주 (E) 7년 동안 강철의 인생은 15년이 흘러갔다고. 그럼 시간이 압축해서 지나갈


수밖에 없잖아, 중요한 사건들만 나올 수밖에.
수봉 (...!)
연주 그리고 돌아오는 방법도 강철한테 달려있어, 강철의 신상에 변화가 생겨야 엔딩
이 되고, 그래야 한 편이 끝나, 한 편이 끝나야만 빠져나올 수가 있고. 그래서 내
가 어쩔 수 없이, (머뭇) 한 거야,
수봉 뭘요? 키스를요?
연주 (그 말만 나오면 무안한)
수봉 그러니까, 누나가 정말로 키스를 했다고? 강철이랑?
연주 어쩔 수 없었다고, 놀래키든지 뭘 해야 했어, 엔딩을 내야 되니까
수봉 설마~ 노리고 했겠지~ 누나가 강철 팬인 거 누가 몰라요?
연주 (울컥) 아니라니까!
수봉 ..... (눈 가늘게 뜨고 보며) 좋았어요?
연주 뭐 뭐,
수봉 만화 캐릭터잖아요, 사람이 아니잖아, 그 키스할 때 기분이
연주 (민망해 화를 내며) 급한데 기분 느낄 새가 어딨니! 그리고 캐릭터가 아니야 분명
히 사람이야, 하나도 다를 게 없어 똑같다고!
수봉 .... 그럼, 실제로도 멋있어요?
연주 .... (인정 안할 수 없는, 툭) 멋있어
수봉 윤소희도 봤어요?
연주 봤지 그럼.
수봉 진짜로 가슴도 크고?
연주 뭐... 하여튼 글래머였어.
수봉 (들을수록 솔깃하며 믿겨지는, 갑자기 짜증) 환장하겠네~ 누나 말 듣고 있으니까
꼭 진짜 같잖아요~
연주 진짜라니까.
수봉 하... (머리 헝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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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너도 보면 알게 돼. 내가 왜 살리려고 했는지. 사람들이야 우리랑 똑같은, 어떻게
그냥 죽게 둬 알면서? 게다가 난 의산데.
수봉 근데 선생님은 오늘 끝내신댔는데.
연주 뭐..?
수봉 오늘이 마지막회랬어요. 다시 그리신다니까 어떻게든 죽이고 끝내시겠죠.
방해 안 받으려고 나가신 거 같은데.
연주 (....!)

씬/20 도로 (낮)

빠르게 달리고 있는 강철의 차.

씬/21 강철의 차 안 (낮)

강철, 빠른 속도로 운전 중이다.


연주의 옷과 운동화, 아이디카드가 옆 좌석에 놓여있고.
이때 핸드폰이 울리자 블루투스로 받는다.

강철 여보세요.
소희 (E) 어떻게 된 거야? 매장 매니저가 지금 전화를 했는데
강철 들었지? 미안한데 만나서 처리 좀 해줘. 특히 동영상은 꼭 막아야 돼.

씬/22 회사 차 안 + 강철의 차 안 (낮)

소희 지금 그리 가고 있는데.. 근데 무슨 동영상? 매니저는 우물쭈물하고


강철 보면 너는 또 화가 날 거야. 그리고 나한테 욕을 퍼붓겠지. 그런데 맹세해. 절대로
오연주가 미인이라서 이런 일이 생긴 건 아니다.
소희 (..?)
강철 그리고 제대로 찾았어.
소희 뭘..?
강철 내 인생의 키.
소희 (표정)
강철 이것도 오연주가 미인이라서 하는 말은 절대 아니다. 오연주가 미인이면 개나 소
나 미인인거고, 그 여자는 내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또라이계의 최강자야, 그렇
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연주는 내 생명의 은인이고 앞으로 내 인생의 키가
될 여자가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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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 (표정)
강철 그러니까 그 여자 신상을 보호해야 돼, 무슨 일이 있어도. 사람들 눈에 안 띄게.
경찰에 조사받거나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도록.
니가 해줄 일이 뭔지 알겠지?
소희 (표정)
강철 잘 처리해줘. 난 회사에 들렀다가.... (하다 말을 멈추는)

막 교차로에 막 진입하는 강철의 차.


이때 왼편에서 오는 화물트럭이 이상하게 거슬리는.
짧은 순간, 화물트럭 번호판이 없는 게 바로 시선에 들어오고.
강철, 직감으로 트럭을 피해야한다는 생각이 든 동시에, 화물트럭이 신호를 무시
하고 강철의 차를 향해 달려드는. 강철, ...!!!! 필사적으로 핸들을 꺾는
강철의 차가 급회전을 하며 트럭을 피하려고 꺾는데 이미 너무 늦은.
트럭이 강철의 차 운전석을 정면으로 들이받기 직전의 슬로우,

씬/23 모텔 방 (밤)

싸구려 작은 모텔 방.
성무, 책상에 태블릿을 펴놓고 작업 중이다. 술기운에 손은 떨리고..
트럭이 강철의 차를 그대로 들이받는 장면을 그려낸 성무, 이미 막 완성한

씬/24 강철의 차 안 (낮)

충돌 직전의 상황.
강철의 시선으로, 갑자기 모든 것이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듯.
신기하게도 찰나의 순간에 강철의 눈에 모든 상황이 모조리 보인다.
트럭 운전석에 앉은 기사는 실루엣만, 얼굴은 보이지도 않고..
교차로에는 차도, 행인도, 목격자가 단 한명도 없다.
이건 분명히 조작이다, 라고 깨닫는 순간, 강철, 핸들을 마지막 끝까지 틀며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는다.

씬/25 모텔 방 (밤)

마무리 선을 그러던 성무. 이때 갑자기 지우개 처리를 한 듯 트럭에 정통으로 받


히는 것으로 그려진 강철의 차가 쓱쓱 지워지기 시작한다 (C.G)
성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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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26 도로 + 강철의 차 안 (낮)

강철의 차, 겨우 몇 센티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트럭을 피하면서 비켜나가고


트럭 무서운 속도로 그대로 지나치는.
강철의 차는 끼이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몇 번을 회전하며 인도로 돌진하면서 상
점을 들이받기 직전에 쇼윈도 앞에서 간신히 멈춰 선다.
겨우 위기를 피한 강철, 뒤를 돌아보면 거대한 트럭, 그 상황에서도 전혀 멈추지
도 않고 그대로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강철, 표정.

씬/27 도로 (낮)

상점의 사람들, 뒤늦게 몇몇이 놀라서 나오는


강철, 문을 열고 운전석에서 나온다.
사람들, ‘안 다쳤어요?’ ‘괜찮아요?’ 묻는데
강철, 대답도 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문득 하늘을 쳐다본다.
누가 마치 위에서 쳐다보고 있기라도 한 듯

씬/28 모텔 방 (밤)

사선으로 올려다보는 강철의 날카로운 시선, 태블릿에.


마치 성무가 보이기라도 하는 듯 정면으로 응시하는 눈빛에..
독백의 말풍선으로 저절로 한 글자씩 타이핑되기 시작한다.
<당신..>
성무, 표정.
강철의 목소리와 함께. <당신.. 대체 누구야?>
성무, .....!!! 완전히 겁먹고 펜을 떨어뜨린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강철을 컨트롤할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
성무, 두려움에 의자에서 일어나 뒷걸음질 치는..

씬/29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책상 위의 연도별로 꽂혀있는 파일 함을 뒤지며 단서가 될 만한 것들을 본


격적으로 찾고 있다가 성무가 아까 한 말을 퍼뜩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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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무 (E) 그 놈은 진즉에 끝냈어야 했어.

씬/30 한강대교 (밤)

2회 2씬 C#11 中.
난간을 넘어가 서 있는 강철. 검디검은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난간을 잡은 두 손을 놓기만 하면 모든 게 끝이고.. 흔들리는 눈빛..

성무 (E) 그때 한강대교에서.

씬/31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그 장면이 퍼뜩 생각나)
수봉 (들어오는) 작업 끝나면 들어오시겠죠. 찾는다고 뭐가..
연주 수봉아 더블유에서 강철이 한강대교에서 투신하려고 했던 스토리 있지?
그게 몇 년도에 연재한 거야?
수봉 한강대교요..? 그거 5권에 나오는 얘긴데.. (생각하며) 5권이면 2009년?

연주, 2009년이라고 쓰인 파일함을 열면 노트와 자료들이 나오고.. 간단한 캐릭터


스케치와 구상을 끄적인 노트를 뒤적거리다 멈칫한다.
성무의 목소리와 함께 상념처럼 갈겨 쓴 메모가 있다.
<연주가 떠났다. 나는 이제 혼자다> 연주, 표정

씬/32 회상 몽타쥬

C#1 성무집 앞 (밤)


눈발이 가늘게 흩날리는 겨울. (2009년)
수선의 차가 서 있고 수선과 연주가 마지막 짐을 트렁크에 싣고 있다.
대학생인 연주, 옷가방을 트렁크에 넣고 나자

수선 가자. (미련도 없는 표정으로 운전석에 타는)


연주 ...... (아쉬워 발길 못 떼고 집을 올려다보는)
수선 (차창 열고) 뭐하니? 빨리 타.

연주, 조수석에 타면 수선의 차, 붕 떠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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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 성무집 침실 (밤)
열린 붙박이장은 수선이 빼간 옷들로 휑하고...
성무, 수염은 덥수룩하고 폐인 몰골이다.
셋의 가족사진이 벽에 아직 걸려있고.. 성무, 울컥, 열 받아 액자를 떼서 던지듯
뒤집어놓고 나가버리는

성무 (E) 이 집에 나만 남았다. 나는 이제 가족이 없다.

C#3 성무집 거실 (밤)


문하생들이 없었던 시절. 가족들의 거주용으로 인테리어 된 거실.
소파에 앉아 위스키를 계속 비우는 성무.

성무 (E) 아무 의욕도 없다.

C#4 성무집 작업실 + 강철집 강철방 (밤)


성무, 책상에 엎드려 있다. 빈 위스키병만 여기저기.

성무 (E) 단 한 컷도 그릴 수가 없는데 어떻게 연재를 계속하지..?

이분할 되며 소주병이 뒹구는 강철의 방이 나오고 (2회 2씬 C#10 中 )


위스키에 찌든 성무와 술에 취한 강철의 모습, 비슷한..
성무, 결국 일어나는. 작심한 듯 태블릿을 켜는.

성무 (E) 그래..

동시에 침대에 죽은 듯 엎드려 있던 강철.


미동 없던 눈빛에 문득 뭔가 떠오르는 듯

C#5 한강대교 (2회 2씬 C#11 中)


난간을 넘어가 서 있는 강철. 검디검은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난간을 잡은 두 손을 놓기만 하면 모든 게 끝이고.. 흔들리는 눈빛..

성무 (E) 안됐지만 여기서 끝낸다.

C#6 성무의 작업실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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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노트를 읽으며 멍해서 앉아있는 수봉에게

연주 (처음 알게 된 얘기) 원래 여기서 강철이 죽는 거였어...?


수봉 (?) 에..?

연주의 옆으로 마치 동시간처럼 책상 앞에 앉은 7년 전의 성무가 나타나고..


강철이 난간에서 두 손을 놓는 클로즈업 컷을 그리고 있는.

C#7 한강대교 (2회 2씬 C#11에서 이어지는)


강철이 두 손을 놓으며, 밤의 강물 속으로 떨어지는...
곧이어 풍덩 소리와 함께 물보라가 일고.. 곧이어 조용히 흐르는 강물.

C#8 성무의 작업실 (밤)


성무, 물보라가 이는 강물을 그려놓고는..
마지막 남은 위스키 병 비우는. 뺨은 눈물에 젖어있고

성무 (E) 잘 가라.

C#9 성무집 거실 (아침)


소파에 구겨져 그대로 잠이 든 성무.
핸드폰 벨소리에 얼핏 깨서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받는.

성무 여보세요.. 아... (하고) 아니요.. 보낼게요. 다 됐는데 잠이 들어서..

C#10 성무의 작업실 (아침)

성무 (덜 깬 채로 전화하며 들어오는) 사실은 연재 여기서 중단해야 될 거 같은데.


아니, 개인 사정이 좀 있어서. (태블릿 전원을 켜는) 미안하게 됐어요. 엔딩은 이
미 냈고요.. (하다 멈칫)

강물에 빠져 물보라가 이는 컷이 아닌,


난간에 한 손을 잡고 버티고 있는 강철의 컷이 떠 있다.
성무, 뭔가 하는 표정에

성무 (E) 이상한 일이다.


분명히 어젯밤에 물에 빠진 걸로 끝냈는데 아직도 강철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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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1 한강대교 (2회 2씬 C#13 中)
기울어진 채 아직 한손으로 난간을 잡고 있는 강철.

C#12 성무의 작업실 (아침)


성무, 귀신에 홀린 듯이 그 컷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성무 (E) 한손으로 잡고 버티고 있었다. 밤새도록.

C#13 성무집 화장실 (아침)


찬물로 마구 세수를 하는 성무.

성무 (E) 술김인가? 내가 그리지도 않고 죽였다고 착각한 거야?

그제야 정신이 드는 성무.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성무 (E) 근데.. 이게 꼭 계시처럼 느껴진다. 다시 한 번 힘을 내라는.

C#14 성무의 작업실 (아침)


성무, 여전히 난간의 손을 잡고 버티고 있는 강철의 컷을 보며..
자리에 앉는다.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펜을 잡는 모습에

성무 (E) 그래서..

C#15 한강대교 (2회 2씬 C#13 中)


비가 퍼붓는 대교 위를 마음을 바꾼 강철이 걸어오고 있다.

성무 (E) 강철을 구원해주기로 한다.

C#16 성무의 작업실 (밤)


연주, 2010년 노트를 꺼내 펼치는 모습에

성무 (E) 꼭 귀신에 홀린 것 같다.

C#17 대형서점 (낮)


만화 코너. <더블유> 만화책을 쉴 새 없이 집어가는 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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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는 성무의 사인회 현수막이 걸려있고..
<2010년 최고의 웹툰, <더블유> 오성무 작가 사인회!!>
성무, 그 밑에 앉아 줄 서 있는 팬들에게 책에 사인을 해주고 있는 모습에

성무 (E) 일이 너무 잘 풀린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C#18 도심의 번화한 상권 뒷골목 (밤)


(2011년도 숫자가 오버랩되며)
강철과 도윤이 뭔가에 쫓기며 급히 뛰어내리다가 멈칫. 앞에서 몽둥이와 칼을 든
조직폭력배들 일당이 나타나고. 도망치려는데 반대편에서도 나타나고, 바로 격투
가 벌어지는. (액션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다찌마리신 분위기. 약간 과장되게 활약
해도 됩니다) 골목에서 번화한 거리 한가운데로 나와 격투를 벌이고..
시민들이 구경하고 응원하는 모습에

성무 (E) 사람들은 내 주인공을 미친듯이 좋아한다. 강철은 스타다.

C#19 뉴스룸 + 연주집 거실 (밤)


생방송 심야뉴스 진행 중이다. (2012년도 숫자 오버랩되며)

앵커 여러분 웹툰 좋아하십니까. 대한민국 컨텐츠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격찬을 받고


있는 웹툰이 있습니다. 런던에는 셜록홈즈가 있고 고담시에는 배트맨이 있다면,
서울에는 강철이 있다는 말도 있답니다. 화제의 인물, 오늘은 웹툰 더블유의 작가
오성무씨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성무 안녕하십니까.

성무, 미리 앉아 있다가 인사를 하는.. 앵커와 성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티비


로 당황스레 지켜보고 있는 수선이 있고..

성무 (의기양양한 E) 나도 명백하게 성공했다. 연주엄마는 후회하고 있겠지.


나를 버리고 떠난 걸.

C#20 성무의 작업실 (밤)


성무, 책상 앞에 앉아 그림 작업 중이다. (2013년도 숫자 오버랩되며)

성무 (즐겁던 톤이 갑자기 변한, E) 요즘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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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펜이 안 먹히는. 몇 번을 그려도 안 먹히자 이상한 표정.

성무 (E) 그림이 내 맘대로 안될 때가 있다. 이건 꼭.. 스토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강철


이 튕겨내는 거 같은 기분은.. 술 탓인가..?

C#21 성무의 작업실 (아침)


태블릿을 켠 성무. 새로운 컷이 또 떠 있자 눈빛이 마구 흔들리는.. (2014년도 숫
자 오버랩되며)

성무 (E) 또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또 내가 모르는 장면이 떠 있었다.


내가 정말 미친 건가..??

C#22 성무집 거실 (낮)


시간이 지날수록 공포로 광기에 차가는 성무. (2015년도 숫자 오버랩되며)
수봉과 선미, 윤희, 작업 중인데 성무가 초조하게 생각에 빠져 서성거리자 힐끔거
리는..성무, 벽에 붙은 강철의 포스터를 보고 흠칫, 두려음의 시선에

성무 (E) 살아있다, 그 놈이 살아있다, 그걸 확실히 느낀다, 그런데 어떻게? 어떻게 살


아있지?

C#23 성무의 작업실 (밤)


2016년 노트를 펼치는 연주.
<괴물>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오는
1회에 연주가 봤던, 고야의 그림엽서가 책갈피에 끼어져있다.

성무 (E) 괴물...! 그 놈은 괴물이다..!


연주 (엽서의 뒷면을 다시 본다)

성무가 갈겨썼던 문장이 비로소 납득이 가는


<잡아먹히느니 차라리 잡아먹겠다>
술 취해 엽서 뒤에 문장을 갈겨쓰는 성무, 이분할로

성무 (E) 언젠가 나를 죽이고 말겠지..! 그렇게 잡아먹히느니 차라리 잡아먹겠다!


연주 (표정)
성무 (E) 아니 아니야, 그 놈은 진즉에 죽였어야 했어..!

W 제3회 대본.hwp 21
C#24 강물 속 (밤)
밤의 검은 강물 속, 이미 심장이 멎은 강철의 시신이 부유하고 있다.
시신, 깊은 어둠 속으로 서서히 멀어지면서..

성무 (E) 그때 한강대교에서. 거기서부터 모든 게 잘못된 거다.

F.O - F.I

씬/33 레지던트 숙직실 (아침)

심란한 연주, 원피스에 카디건 걸친 차림으로 약을 먹고 있다.


물마시고 약을 털어 넣는데 이때 석범이 들어오는

석범 무슨 약 먹어?
연주 (찡그리며) 머리가 너무 아파서.
석범 비 오는데 원피스만 입고 돌아다니더니 감기 걸린 거 아냐?
연주 그런가.. (대충 대답하고)
석범 (침대에 누우며) 그러게 야밤에 돈지랄을 하고 다녀~ 누가 봐준다고~
연주 하 하 하. (건성으로 웃고, 가방 들고 나가는) 먼저 갈께.

씬/34 병원 엘리베이터 앞 (아침)

연주, 머리 아파 이마 만지며 엘리베이터로 와서 서는데.


앞에 서 있는 남자 혀 차는 소리에 고개 들었다가 표정.
막 출근한 박교수, 핸드폰으로 연주의 키스신을 보고 있다.

박교수 이게 이게.. 뭐야 이거 (눈살 찌푸리며 혀 차는)


연주 (...! 바로 뒤돌아 맞은편 엘리베이터로 가는)
박교수 (뒤늦게 돌아보면)
연주 (바로 엘리베이터에 타는)
박교수 어, 야! 오연주 (하는데 문 닫히고) 아 저거~

씬/35 병원 엘리베이터 앞 (아침)

연주, 잔소리 피해 안도했다가, 움찔.


연주의 시선으로 앞에 있는 환자와 인턴, 보호자가 보는 각자의 핸드폰에 온통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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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컷들이 떠있고.. 연주, 시선 둘 데 없어 천정 쳐다보는

씬/36 버스 정류장 (아침)

연주,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그 옆에 교복 입은 여학생 둘, 키득거리며 함


께 연주의 키스신을 보고 있다. 연주, 표정.
이때 버스가 오자 여학생들 타고 떠나고 혼자만 남는.

연주 (민망, 중얼) 이게 몰카였네.. 전 국민이 보는 몰카

한숨 쉬던 연주, 핸드폰이 울리자 받는다.

연주 (받는) 어 수봉아. 나 퇴근 중.. 아빠는?

씬/37 성무집 거실 + 버스 정류장 (아침)

수봉, 밤새서 시뻘건 눈으로 소파에 앉아 라면 먹으며 통화 중이다.

수봉 아직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믿을 수가 없네 누나.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그리고, 이해가 안 가는 게 처음엔 강철 손에 이끌려 들어갔다고 쳐도 그 다음엔
왜 또 들어간 거죠?
연주 (식은땀이 나고, 머리가 핑 도는) 모른다니까 나도.
수봉 아니 엔딩이 나야만 나올 수 있다면서. 나오는 원칙이 있으면 들어가는 원칙도 있
을 거 아녜요, 왜 누나만?
연주 (뭔가 말을 하려는데 눈앞이 흐려지는)
수봉 그게 제일 문제 아닌가? 이러다 또 갑자기 강제 소환되면 어떡해요? 강철하고 또
엮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요? (하다) 누나, 듣고 있어요?
연주 (결국 정신 잃으며 핸드폰 놓치고 바닥에 털썩 쓰러지는)
수봉 여보세요? (뭔가 떨어지는 소리에) 누나??

잠시 후, 버스가 한대 온다. 버스가 멈추고 20대의 여자 승객이 내리는.


여자,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보고, ??

수봉 (E) 누나, 누나!


여자 ...? (소리가 나자 집어 드는)
수봉 누나 무슨 일 있어요? 대답 좀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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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E) 여보세요.
수봉 누구세요?
여자 (E) 핸드폰이 버스 정류장에 떨어져 있어서요.
수봉 핸드폰 주인은요?

승객, 핸드폰을 들고 두리번거리는.


벤치 아래 떨어진 연주의 가방에서 립스틱과 볼펜이 굴러 나와 있고.
연주가 쓰러진 자리, 연주만 없다.

여자 핸드폰하고 가방만 있는데요?


수봉 (??! 연주가 또 다시 만화 속으로 갔다는 걸 깨닫는) 이런 젠장..!!

씬/38 명품 매장 (낮)

소희가 들어오자 기다리고 있던 매장 매니저(30대, 여)가 오는

매니저 혹시 넥서스에서..
소희 네. 안녕하세요 강대표님 비섭니다. (명함 주는)
매니저 아, 네. 기다리고 있었어요. 이쪽으로 (안내하는)

소희와 매니저가 소파에 앉으며 이야기는

소희 전화로는 자세히 못 들어서요.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거죠?


매니저 강대표님이 부탁을 하셔서 입단속은 단단히 시켜놨어요. 새어나가면 사표 쓰기로
했으니 그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만 손님들을 저희가 제지할 권한이 없어서요.
일단 동영상 찍은 분 연락처는 받아놨으니까 직접 만나서 해결하셔야 될 거 같아
요. (하며 전화번호 적힌 메모 내미는)
소희 동영상은 내용이 뭐죠?
매니저 그게.. (난감해하며) 그 같이 온 여성분하고 약간 다툼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소희 다툼이요?
매니저 네, 사정은 모르지만 그 여성분이 갑자기 화가 나 대표님 뺨을 때리고,
소희 (표정)
매니저 그러더니 화해가 됐는지 (무안해 하며) 두 분이 키스를 하시고..
소희 (표정)
매니저 그리고 피팅룸으로 같이 들어가셨답니다. 문을 잠그고.
소희 (들을수록 기가 막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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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그리고 한참 있다가 강대표님 혼자 나오셨다고.
소희 ...... (강철이 미리 한 말이 이해가는,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매니저 근데 대표님이 입단속 부탁하신 건 그게 아니라.. 여자 분이 사라지진 걸..
소희 (화를 참으며) 사라져요?
매니저 네. 같이 들어가셨는데, 대표님만 나오시고, 그 분은 사라졌다네요.
소희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전 이해가 안 가는데요
매니저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직원들 가리키며) 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소희 피팅룸이 어디죠? (일어나는)
매니저 저쪽에요. (가리키는)

소희, 앞장서서 피팅룸으로 간다. 소희가 피팅룸 문을 열자 비어있고.

매니저 (직원들이 손짓하자) 아뇨, 그 옆 칸이었답니다.


소희 (옆 칸의 문을 열어보다가 표정 변하는)
매니저 (다가오며) 나갈 곳이라곤 없는데 어떻게
소희 있잖아요.
매니저 네? (들여다보고 깜짝 놀라는) 어머!!

정신 잃은 연주가 좁은 피팅룸 바닥에 구겨지듯 쓰러져있다.

씬/39 강철의 차 안 + 도로 (낮)

강철, 굳은 얼굴로 운전하고 있다.


막연한 직감은 확신이 되고, 살의는 더 강력해지는 걸 온 몸으로 느낀.
이때 핸드폰이 울리자 받는다.

강철 (블루투스로) 여보세요.
소희 (E) 나 지금 매장에 왔는데
강철 아 매니저 만났어?
소희 (E) 근데 오연주씨 여기 있는데.
강철 (?!) 뭐?
소희 (E) 여기 있다고. 피팅룸 안에
강철 (!!! 듣자마자 끽 소리 내며 바로 유턴해서 되돌아가는)

씬/40 명품 매장 앞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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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차가 와서 끽 서자마자, 강철, 바로 나와서 튀어 들어가는

씬/41 명품 매장 (낮)

강철이 황급히 들어오면, 매니저와 소희가 기절한 연주를 끄집어내고 있다.

강철 (!! 급히 달려와) 어떻게 된 거야?


소희 그건 제 질문인데요. 어떻게 된 거죠? 이 안에 있는데 왜 없다고
강철 (불러보는) 오연주씨,
소희 깨워도 못 일어나요.
강철 (....!)
여직원 (카운터에서 급히 전화하고 있다) 거기 119죠? 여기 환자가 있어서요 청담동
강철 부르지 마요.
여직원 네?
강철 전화 끊으라고!
여직원 (얼결에 전화 끊고)
강철 비켜봐. (자기가 끼어들더니 연주를 번쩍 안아 든다)
소희 (표정)
매니저 (안절부절) 어떡하시려고..

강철이 연주를 안고 나가자 소희, 급히 따라붙는

소희 (낮게) 어딜 가?
강철 병원으로 가면 안 돼. 호텔로 갈 거야.
소희 어떻게 책임지려 그래?
강철 윤박사님 좀 보내줘. 먼저 가 있을 테니까 마무리하고 와. (나가는)
소희 (표정에)

씬/42 명품 매장 앞 (낮)

강철이 연주를 안고 나오면서 주차직원에게

강철 문 좀 열어줘요!
주차직원 네 네 (뛰어와 문을 여는)

강철이 좌석에 눕히는 사이 얼핏 눈을 뜨는 연주. 눈앞에 강철이 보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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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중얼) 뭐야.. 왜 또 여기 왔지..
강철 나도 궁금하네요 왜 돌아왔는지.
연주 몰라요 나도... (다시 정신 잃는)

씬/43 전용 엘리베이터 안 (낮)

강철, 연주를 안고 있는. 연주는 계속 정신이 없고.


호텔 직원이 버튼 눌러주고 서서 연주를 흘끔 보다가 강철과 시선이 마주치는.

강철 (이상하게 볼까봐 씩 미소) 낮술을 좀 많이 마셔서.


직원 (웃으며) 미인이시네요.
강철 (?) 미인이라구요?
직원 네. 아름다우신데요.
강철 (?? 이해 안가는 듯 보자)
직원 (??)

씬/44 펜트하우스 현관 (낮)

문이 열리고 강철이 연주를 안고 나오는.


경호원1,2가 문 앞에 서서 인사하다가 ??

경호원1 (?) 어, 누구..


강철 문 열어.

씬/45 펜트하우스 거실 (낮)

문이 확 열리면서 강철이 연주를 안고 들어온다.


화려한 거실 풍경이 펼쳐지고.
룸메이드가 커피잔 쟁반에 들고 주방에서 나오다가 얼른 인사한다.

룸메이드 (누군가하고 연주 힐끔거리며) 오셨어요.


강철 (침실로 향하며) 윤박사님은요?
룸메이드 아직 안 오셨는데요.
박형사 (E) 강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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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돌아보면 박형사가 제복 입은 경찰1과 회의실에서 나온다.
뒤에서 도윤이 따라나오고

박형사 저 왔습니다.
강철 (깜짝 놀라고)
도윤 박형사님 오셨습니다. (하다 안겨 있는 연주를 바로 알아보고 ??! 강철에게 어떻
게 된 거냐고 바로 눈짓 손짓하는데)
강철 어... 아.. 안녕하세요. (급히 연주를 다시 안아 최대한 연주의 얼굴을 돌리며) 여기
웬일로..?
박형사 오연주 그 여자 때문에요. 목격자요.
강철 아.. 네에.. (표정 관리) 아직도 오리무중입니까?
박형사 정말 이상한 여자예요.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CCTV를 다 피했는지.
강철 너무 애쓰실 거 없어요. 그 여자가 용의자도 아니고. 못 찾으면 하는 수 없죠.
박형사 찾아야죠 무슨 말씀이세요. (하다) 근데..? (연주에게 시선 던지는)
강철 네? (웃으며) 아, (부러 더 능청스레 잘 알지 않냐는 듯 눈 찡긋)
박형사 네? (하다 웃으며) 아~ (친한 척 눈 찡긋) 아하하하~
강철 (안고 들어가는) 좀 눕혀놓고 나올게요.
박형사 아뇨 아뇨 나오시지 마십쇼. 좋은 시간 보내세요~ 전 가겠습니다.
(강철이 들어가자 도윤에게) 강대표님 오늘 퇴원한 거 아녜요?
도윤 네...
박형사 이야 역시 젊으시구만. 퇴원하자마자 여자부터~ 이야~
도윤 (헛기침)

씬/46 펜트하우스 침실 (낮)

강철이 연주를 침대에 내려놓는데 이때 도윤이 들어오는

도윤 뭐야? (놀라) 오연주 아냐? 어떻게 된 거야?


강철 (갑자기 손을 내미는)
도윤 (? 얼결에 하이파이브를 하고)
강철 드디어 내 품에 들어왔어.
도윤 뭐?
강철 내 인생의 키. (즐거운 미소. 연주의 이마를 짚어보다 갑자기) 근데 이 여자가 진
짜 예뻐? 이 얼굴이 예쁜 건가?
도윤 뭐?
강철 왜 다들 미인이라고 하지? (새삼 연주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는)

-28-
도윤 (표정)

연주, 아무것도 모르고 기절한 모습에서..


연주, 눈을 뜨면 연주의 흐릿한 시선으로.. 50대의 남자 의사가 진찰 중이다. 옆에
돕는 간호사의 손, 그 뒤로 지켜보는 강철이 보이고.

연주 (가물가물) 누구세요..? 우리 병원으로 가면 되는데..


강철 내 주치의세요. 걱정 마요. (안심시키는 미소)
연주 (다시 눈을 감고)

잠들었던 연주, 다시 눈을 뜨면 이미 깊은 밤이고.


몽롱한 시선에 곳곳에 켜진 스탠드 불빛에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넓은 침실이 비
로소 눈에 들어오는. 처음 보는 곳인데도 어쩐지 낯익은 풍경.
주사바늘 꽂은 연주, 약에 취해 맥없이 둘러보는데 문이 열리고 강철이 맥주 캔
들고 들어온다.

강철 (연주가 깬 걸 발견하고) 깼어요?


연주 ......
강철 (다가오며 들여다보는, 이마를 만져보며) 좀 어때요?
연주 어지러워요..
강철 약에 취해서 그럴 겁니다. 죽을병은 아니라니까 걱정 마요.
연주 여기가 어디죠..?
강철 (의자를 끌어당겨 옆에 앉으며) 내 방이에요. 내가 지내는 곳.
연주 ...... 펜트하우스요?
강철 어떻게 알죠?
연주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살잖아요.. 33층 꼭대기..
강철 (웃으며) 정말 모르는 게 없네요.
연주 난 다 알아요..
강철 (맥주 마시며) 또 뭘 알죠?
연주 가족들이 집에서 죽어서.. 트라우마가 생겼죠...
그래서 집 없이 호텔만 전전하며 지내요..
강철 (....!)
연주 (약에 취해 술술 이야기하는 줄도 의식 못하고)
강철 ...... 재밌네요. 또 뭘 알고 있죠?
연주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 베개 밑에 총이 있어요.
강철 (...!)

-29-
연주 항상 두고 자요. 불법인데도.. 없으면 불안해서 잠을 못자니까..
강철 그걸 어떻게 알죠?
연주 (다시 몽롱해지며 눈이 감기는) 봤으니까..
강철 어디서...?
연주 (잠이 들어버린)
강철 .......

연주 말에 잊고 있었던 총이 생각나는.
연주가 베고 있는 베개 안으로 손을 넣어 권총을 꺼낸다.
권총을 든 채 잠든 연주를 계속 응시하며 맥주 캔을 비우는..

씬/47 꿈 - 강물 속 (밤)

32씬 C#24과 이어지는


밤의 검은 강물 속, 이미 심장이 멎은 강철의 시신이 부유하고 있다.
세찬 물살에 시신, 갑작스레 눈앞으로 확 밀려들어오면서

씬/48 펜트하우스 침실 (밤)

연주의 옆,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 총을 든 채 잠이 들었던 강철, 꿈에서 깨며 권


총을 잡은 손에 반사적으로 힘을 주며 퍼뜩 눈을 뜬다.
반복해서 꾸는 악몽. 얼른 옆을 보면 연주는 링거 꽂은 채 잠들어있고.
강철, 한숨을 내쉬고 일어나 앉아 수액이 남은 걸 확인해 보고.
빈 맥주캔을 집어 휴지통에 집어넣다가 멈칫. 갑자기 얼음처럼 굳어..

씬/49 펜트하우스 거실 (밤)

어두운 거실. 소리를 죽인 채 다가오는 누군가의 발이 보이고.

씬/50 펜트하우스 침실 (밤)

강철, 설마하면서도 다가오는 침입자의 기운을 분명히 느낀다.


트럭을 피할 때처럼 본능적으로.
다가오는 발이 시선에 보이는 듯. 강철, 조용히 핸드폰을 거는데

씬/51 펜트하우스 현관 (밤)

-30-
경호원들은 자리에 없고.

씬/52 펜트하우스 침실 (밤)

강철, 밖에 아무도 없는 걸 깨닫고.


핸드폰을 바로 끄고 숨을 죽이며 연주 옆, 침탁 스탠드의 불을 끈다.

씬/53 펜트하우스 거실 (밤)

어둠 속에 침실로 향하는 남자의 장갑 낀 손에는 소음기를 낀 권총이 있고.


침실 앞 복도까지 온 괴한(진범), 권총을 들고 문을 여는 순간.
(** 역시 모텔방에서 성무가 다시 한 번 죽이는 걸 시도한 설정입니다)

씬/54 펜트하우스 침실 (밤)

문 옆에 서서 기다리고 있던 강철, 남자가 총구를 겨누며 들어오는 순간, 발로 차


권총을 떨어뜨리고 바로 달려든다. 문 사이에서 서로 잡고 침묵의 격투를 벌이던
둘, 침실 바깥으로 쿵 넘어지고. 연주는 전혀 모르고.

씬/55 펜트하우스 거실 (밤)

어둠 속. 서로 만만치 않은 상대. 함께 넘어지며 강철도 권총을 떨어뜨리고 한번


씩 치고 받다가 강철을 발로 차며 도망치고.. 강철, 바로 권총을 집어 들고 쫓아간
다. 진범이 현관문을 열고 바로 뛰어나가고 강철, 그 뒤를 쫓는
(** 그래도 짧으면 이 부분 액션 동선을 좀 늘려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씬/56 펜트하우스 현관 (밤)

강철이 뛰어나오는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막 닫히는 게 보이고.


강철, ....!!!
문이 완전히 닫히는 순간, 강철의 권총이 탁 그 틈 사이를 막는다.
총구에 문이 걸리는 슬로우.
강철, .....!!
이 문이 열리면 마침내 드디어 그 놈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이 천천히 열리고.. 강철, 표정.

-31-
문이 열리고 나면 엘리베이터 안에는 아무도 없다.
강철, ....!!!!

씬/57 전용 엘리베이터 안 (밤)

엘리베이터에 들어와 안을 살펴보는 강철. 흔적조차 없고.


아까 낮의, 번호판도 없이 지나간 트럭이 다시 펑 떠오르고.

강철 (기막혀 벽을 탕 치고, 중얼)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씬/58 모텔방 (7회 14씬 C#2 中)

컷 튀면 성무, 공포와 광기에 차서 태블릿을 바닥에 내던지는.


신발장의 소화기를 꺼내 태블릿을 마구 내리치는 컷컷.
(** 이 씬은 혹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면 붙이면 좋고 어색하면 없어도 될 것 같
습니다)

씬/59 펜트하우스 거실 (밤)

불을 다 켜고 권총 들고 서성거리는 강철,
이때 경호원1,2가 밖에서 뛰어 들어온다.

경호원1 대표님..!
강철 (버럭) 다들 어디 있었어? 현관 안 지키고?!
경호원1 1층으로 내려오라는 문자가 와서요.
강철 누가?
경호원1 (당황해) 도윤이 형 번호였는데, 전화해 봤더니 형은 안 했다고..
강철 (...!)

씬/60 펜트하우스 침실 (밤 - 오전)

강철이 문을 활짝 연 채 들어온다. 범인이 떨어뜨린 소음총을 집어들고 와 바로


침탁의 스탠드를 켠다.
연주를 가까이 들여다보고 멀쩡한 걸 확인하고..
강철, 그 옆에 다시 털썩 기대앉는다. 오늘도 잠들기는 틀린.

-32-
강철 (소음총을 내려다보며 비웃음) 너.. 지금 마음이 급했구나..?
(하더니 허공을 향해) 내가 곧 찾는다. 기다려.

잠이 든 연주를 내려다보는 강철.


약에 취해 아무것도 모르고 잠이 든 연주.
디졸브로 아침이 된.
연주, 환한 빛에 찌푸리며 뒤척거리다 눈을 뜬다.
시야에 천정의 화려한 샹들리에가 먼저 들어오고..
익숙한 천정이 아니자 당황하는, 벌떡 일어나보면, 옆에 링거액이 달린 거치대가
있는데 주사바늘은 빼 놓은. 강철은 없고.

연주 (중얼) 여기가 어디야...? (하다)

연주, 그제야 시선에 들어오는 익숙한 구도, 익숙한 가구들.


침실을 배경으로 한 만화 몇 컷이 펑펑 지나간다.
만화 속의 강철 침실과 똑같이 생긴.

연주 (놀라 중얼) 강철 방 아냐..? (하다 자신이 강철의 침대에 누워있는 걸 깨닫고 놀


라며) 강철 방이네 진짜..? (놀라며) 나.. 강철 침대에서 잔거야? (믿기지 않아 침대
를 내려다보는)

씬/61 펜트하우스 욕실 (낮)

넓디넓은 욕실 문을 조심스레 열고 들여다보고 놀라고.

연주 (두리번거리며 중얼) 맞어.. 강철이 맨날 여기서 샤워하잖아...!

씬/62 펜트하우스 침실 (낮)

연주, 유명인의 생가를 방문한 기분으로 기웃거리며 살펴보고 있다.


테라스를 내다보며

연주 그래... 강철이 밤마다 여기서 맥주를 마신다구.. (신기한)

연주, 옷걸이의 옷들을 만져보며 신기해하는데 이때 누가 오는 소리가 들리자 얼


른 침대로 달려가는.

-33-
도윤이 문을 열고 들여다보면 연주, 어느새 침대에 앉아있다.

도윤 어, 깨셨네요.
연주 (막 일어난 듯) 네? 네..
도윤 (다가오며) 좀 어떠세요?
연주 네... 뭐....
도윤 간호사가 체크했는데 모두 정상수치라고 하던데요.
이제 일어나도 문제없다고.
연주 근데 제가 왜 쓰러진 거죠?
도윤 과로라던데요.
연주 과로요...?
도윤 격렬한 체력소모로 단기간에 심하게 피로가 쌓였다고.
연주 격렬한.. 체력소모요..?
도윤 이틀 누워계셨습니다. 뭐 심하게 무리하신 일이 있나보죠.
연주 (영문을 모르겠는) ....? (이때 퍼뜩)

<회상 인서트 - 2회에 버스 정류장에서 시간이 빨리 돌아가던 장면>

연주 ....! (그럴 수도 있겠다는) 아.. 그게 무리였을 수도.. 있겠네요..


도윤 (?) 점심은 대표님이랑 같이 하시죠. 곧 들어오실 겁니다.
연주 (움찔) 대표님이 오신다구요..?
도윤 네. (욕실 가리키며) 당장 필요한 옷들은 욕실에 준비해뒀습니다.
연주 (표정)

씬/63 펜트하우스 욕실 (오전)

넓고 고급스러운 욕실. 욕조, 샤워부스, 화장대까지 다 갖추어진.


이미 씻고 샤워가운을 입고 도윤이 준비해둔 속옷과 세탁한 원피스를 들춰보는
연주. 화려한 레이스의 고급 속옷을 멍해서 들고 보다가.. 문득

<회상 인서트 >


수봉 그게 제일 문제 아닌가? 이러다 또 갑자기 강제 소환되면 어떡해요? 강철하고 또
엮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요?

연주, 갑자기 두려운, 강철과 만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 급해지는

-34-
씬/64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급히 침대로 오는 연주.


베개를 들어보면 기억대로 소음기 달린 권총이 있고.

씬/65 펜트하우스 복도 (오전)

양복 입은 강철이 도윤과 함께 침실로 가는

강철 (!) 혼자 있다고?
도윤 씻는다고 해서
강철 깨면 절대 혼자두지 말라고 했지! (급히 침실로 가는)
도윤 그렇다고 화장실까지 쫓아갈 순 없잖아?

씬/66 펜트하우스 욕실 (오전)

무서워서 권총 손잡이 끝을 손에 들고, 한손으로는 레이스 달린 팬티를 집어들고


판단을 못하고 있는 연주.

연주 어떡하지...? 어떡하지..? (마음 급한) 뭘하지..???

씬/67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강철이 급히 욕실 쪽으로 뛰어오는

도윤 도망칠 데가 어딨어? 여기가 33층인데


강철 (손잡이를 확 잡는데 의외로 열려있고,) ? (바로 들어가는)

씬/68 펜트하우스 욕실 (오전)

강철이 들어와 휙 둘러보다가 멈칫. 맞은편 방향을 보고 표정.


연주가 샤워가운을 젖히고 보란 듯 서 있는
(등에서 보는, 강철의 표정만 보이는 시선이면 됩니다)

강철 (표정)
도윤 (따라 들어오다가 보고 깜짝 놀라 어쿠, 하며 바로 나가는)

-35-
씬/69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도윤 (벙쪄 문 앞에 서 있는데)
소희 (들어오며) 깨어났다면서?
도윤 (바로 가서 소희의 어깨를 잡고 뒤돌려 세우며) 응, 이따 만나.
소희 왜요? 뭐하는데?
도윤 진솔한 대화 중이야 대표님이랑,
소희 욕실에서? (끌려나가는)

씬/70 펜트하우스 욕실 (오전)

강철 (표정)
연주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시선 회피하며 자막이 뜨기만 기다리는)
강철 (팔짱 끼고 구경하듯) 또 시작이네요. 오연주씨.
연주 (표정)
강철 뭡니까 이건 또? 아침 11시에, 일어나자마자, 나랑 지금 뭘 하자고
연주 (!!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고 바로 가운을 확 덮으며 뒤도는) 아녜요.
강철 아니라니?
연주 아녜요 아무것도! (입으로는 쪽팔려 마구 뭐라 욕을 하며 끈을 졸라 매는)
강철 뭘 매번 해놓고 아니라고 (하면서 다가가자)
연주 (샤워가운 주머니에 넣어뒀던 권총을 결국 집어 들며) 오지마요,
(돌아서며 권총을 겨누는)
강철 (표정)
연주 오지마요, 쏠 거니까.
강철 (어이없는) 하 참 맥락이라곤 없는 여자네. 맥락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서 맥락도
없이 뺨 때리고 맥락도 없이 강제키스하고 맥락도 없이 또 사라졌다 나타나더니,
이젠 또 맥락도 없이 옷을 벗고 맥락도 없이 총을 들이대네요.
연주 알아요, 이해 안 가는 거, 나라도 이해 안 갈 거 같아요, 근데 사정이 있어서 그래
요,
강철 무슨 사정? (오려고 하자)
연주 움직이지 마요! 쏜다니까! 나 지금 장난 아니에요!
강철 (오는) 쏴 봐요 그럼
연주 (자기가 더 놀라는) 어 어 오지 말라니까, 위험하다고요! 진짜라구!
강철 (실소하며) 쏜다면서 뭔 걱정까지 해주고 (하며 오자)
연주 진짜 쏜다니까!! (총구를 천정에 대고 자기가 더 무서워하며 방아쇠를 당기는)

-36-
연주, 눈을 꽉 감는데 조용하고...
눈을 떠보면 아무 일도 없다. 강철은 그냥 한심하게 보며 서 있고.

연주 (...???)
강철 (바로 와서 연주의 손에서 권총을 뺏는) 총알이 있어야 쏘죠. 그것도 몰라요?
연주 (??!!)
강철 (멀리 떨어지며 주머니에서 탄환들을 꺼내는) 두고 봤죠. 베개 밑에 총까지 아는
여자가 깨어나면 어떻게 할 지. (실린더를 빼서 탄환들을 하나씩 넣는)
연주 (표정)
강철 (장전한 후에 총구를 연주에게 겨누는)
연주 왜 왜 이래요?!! (놀라 벽으로 뒷걸음질)
강철 나도 이런 식 정말 싫어하니까 우리 대화로 빨리 타협보죠.
사실 내 질문이 백개 쯤 되는데 일단 첫 번째 질문만 대답하면 넘어갈게요.
그날 어떻게 감쪽같이 사라졌죠?
연주 ......
강철 대답 하지 않으면 경찰에 넘기는 수밖에 없어요.
연주 너무하네요! 나보고 생명의 은인이라면서!
강철 생명의 은인이죠 물론. 그러니까 믿고 보내줬죠. 약속을 어긴 건 오연주씨 아닌가?
질문에 어떤 답도 안하고 사라져버렸잖아요. 이제 약속을 지켜야죠.
난 두 달이 넘게 기다렸는데. 신사적으로. 깔끔하게. 인정하죠?
연주 (할 말 없고)
강철 어떻게 사라졌어요 그 안에서? 방법이 있을 거 아녜요?
연주 (표정)
강철 대답 안하면 정말 경찰에 넘길 수밖에 없어요.
연주 .......
강철 곤란하면 다음 질문, 그날 왜 나를 때리고 나한테 키스했죠?
연주 .......
강철 (대답이 없자) 뭐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기다리죠. (총을 든 채 양복을 벗어 던지
는)
연주 (표정)
강철 (넥타이까지 풀며 여유만만한)
연주 (넘어갈 수 없는 분위기이자 하는 수 없이) 그래야 사라질 수 있어서
강철 (멈칫) 뭐라고요?
연주 해야 사라질 수 있어서.
강철 뭘요?

-37-
연주 .... 키스를
강철 (잘 못 들은 줄 알고) 키스?
연주 .... 네,
강철 (??) 키스를 해야 사라질 수 있다고요?
연주 ..... 네.
강철 (황당해서 잠시 사이) 상상도 못 했던 대답인데요.
그 날 나한테 키스를 해서 사라진 거라고요? 그게 방법이라고?
연주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풀어줘요.
강철 그래요?
연주 그래요. (하는데)
강철 (바로 와서 연주에게 키스하는)
연주 ??!!

연주, 묶여서 꼼짝도 못하고 당하는.


강철, 잠시 후에 입술 떼더니 뚫어지게 본다.

강철 왜 그대로죠?
연주 (기습에 이번엔 자신이 얼빠진)
강철 그대론데?
연주 (그제야 벌컥) 무조건 키스 하면 된다는 게 아니고! 감정에 변화가 생겨야 된다는
뜻이라구요!! 그런 방법으로 키스였고!
강철 (?) 감정..? (정색하며) 그때 전혀 좋지 않았는데
연주 (울컥) 좋지 않았어도 놀라긴 했겠죠!
강철 놀라긴 했죠.
연주 그러니까요, 놀랐든 뭐든 마음에 동요가 일었으니까, 그게 법칙이라고요.
강철 (연주를 가리키며) 놀란 거 같은데. 지금 얼굴 새빨개졌는데요.
연주 (! 더 빨개지며) 나 말구 대표님이요..!
강철 무슨 뜻이죠?
연주 나 말고 그쪽 감정변화가 중요하다고요.
강철 (....?) 무슨 그런 원칙이 있죠? 왜 내 감정이 중요하죠?
연주 주인공이니까.
강철 주인공..? (날카롭게) 무슨 주인공..?
연주 (! 입 꾹 다무는)
강철 ......
연주 (화제 돌리려) 총 겨누고 이런 짓, 성추행인 거 알죠? 이거 고소감이에요.
강철 먼저 성추행 한 건 그쪽이죠. 게다가 폭행까지 추가로. (자기 뺨을 가리키고)

-38-
그리고 난 과학적 실험을 한 거죠. 당신이 주장하는 이론을 증명하려고.
연주 (표정)
강철 어쨌든 지금 주장은, 내가, 꼭 내 마음이 동요를 일으킬만한 일이 있어야 오연주
씨가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네요. 그런 겁니까?
연주 .... 그래요.
강철 그래서 뺨도 때렸나? 좀 전에 옷 벗고 총 쏜 것도 나를 놀래키려고?
연주 .... 그래요.
강철 너무 괴상한 얘긴데요. 초능력이니 텔레포트니 이런 말이 나올 줄 알았는데.
(하더니) 근데 거짓말은 아닌 거 같고.
얼마든지 사라질 기회가 있었는데도 아직 여기 있는 거 보면.
연주 거짓말 아녜요.
강철 ..... (넘어가는 듯하더니) 그치만 거짓말이 아니라고 진실인 것도 아니죠.
연주 (...?)
강철 오연주씨는 지금 교묘하게 현상만 얘기하고 있네.
그 뒤에 있는 진짜 중요한 맥락은 빼먹고. (하면서 총을 겨누는)
연주 (....!)
강철 뭔가 숨겨진 맥락이 있겠죠. 꼭, 반드시, 내 마음에 동요가 생겨야만 당신이 사라
진다는 괴상한 원칙을 이해할 수 있는 맥락, 그걸 대답해줘야죠.
연주 난 더 이상은 몰라요!
강철 (비웃는) 모를 리가 있나. 열 셀 때까지 답해요. 하나 둘
연주 모른다니까요?
강철 셋넷
연주 (겁먹지 않으려고 더) 겁주지 말아요~ 쏘지도 않을 거면서
강철 다섯 (그 말에 바로 총을 쏜다)

연주 바로 뒤에 있던 장식용 대형 화병이 총에 맞아 산산조각이 나는


연주, 놀라 비명을 지르고,
밖에 있던 도윤이 문을 박차며 들어오는, 뒤따라 소희도 들어오고

도윤 무슨 일이야?! (하고 깨진 화병을 보고)


강철 (총구를 계속 겨누며) 나가있어.
소희 (놀라) 왜 이래? 뭐하는 짓이야?
강철 내가 경찰 대신 조사 중이야. 니가 하도 말이 많아서.
소희/도윤 (표정)
강철 그런데 오연주씨가 사람을 놀려 먹기만 하네. 진짜는 말 안하고.
연주 (너무 놀라 눈에 눈물까지 고인)

-39-
소희 (연주를 보고는) 괜찮아요?
연주 (굳어 대답도 못하고)
소희 그만 해.
강철 나가 있어.
소희 그만 하라고, 아직 환자야
강철 나가 있어.
도윤 (소희의 팔을 끌어당기며 눈짓한다)
소희 (어쩔 수 없이 도윤에게 끌려 나간다)
연주 (놀라 아직도 가쁜 숨을 몰아쉬고)
강철 총은 이렇게 쏘는 겁니다. 알겠죠? (하면서 가서 문을 잠그고)
연주 (표정)
강철 이건 내 인생이 달린 중요한 문젭니다. 당신이 생명의 은인이라도 어쩔 수 없어요.
오연주씨는 은인이기도 하지만 또 너무 위험한 존재기도 해서.
그러니까 대답 안하면 정말로 쏠 겁니다.
연주 (표정)
강철 아까 다섯까지 셋었죠? (하고) 여섯.
연주 (....!!)
강철 일곱.
연주 (표정)
강철 얼마나 중요한 비밀이기에 총구 앞에서도 말을 안 하죠..?
연주 (목소리 떨리는) 쏠 리가.. 없잖아요.
강철 여덟. 왜 안 쏜다고 확신하죠?
연주 대표님은 그럴 사람이 아니니까요.
강철 아홉. 나에 대해 다 아는 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것도 있네요.
나는 그럴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연주 (현실부정) 그럴 리가 없어요.
강철 정말 대답 안 해요?
연주 (떨면서도 설마하며) .....
강철 열. (바로 방아쇠를 당기는)
연주 (...!!)

총구에서 탄환이 발사되는 슬로우.


강철은 정말로 총을 쏘고... 탄환, 슬로우로 연주를 향해 날아간다.
연주, 믿을 수 없는 표정.
탄환 그대로 연주의 심장을 향해 곧장 날아가 심장에 꽂히는 순간,
제 3 회 끝.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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