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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더블유
두개의 세계
제 1 회
극본 송 재 정
W 등 장 인 물
1. 강철의 세상 ----------
2. 오연주의 세상 ---------
2. 호텔 펜트하우스
강철이 머무는 곳.
특급호텔 펜트하우스에 장기체류 중으로 대부분의 업무를 여기서 처리.
주요 세트 : 침실, 응접실, 회의실, 다이닝 룸, 주방, 욕실, 게스트 룸 등.
3. 명세병원 흉부외과
4. 연주의 집
연주와 엄마가 사는 집.
30평대의 오래된 변두리 아파트.
주요 세트 : 연주의 방, 거실 겸 주방, 수선의 방.
5.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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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E) 네 그 요즘 하는 말로 뭐라 그러나요, 꽃미남? 네 아주 꽃미남이에요.
(둘, 웃고)
캐스터 (E) 지난 92년 바르셀로나의 여갑순 선수에 이어 다시 한 번 고교 금메달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런지요, 강철 선수, 고지가 눈앞에 보이고 있습니다.
격발 신호가 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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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침묵 후 강철과 2위 선수의 과녁에 검은 점이 표시된다.
강철 과녁의 점, 옆으로 빗나가 표시되고 2위 과녁의 점, 중앙에 표시된다.
캐스터 (E) 아...! 7.9! 7.9가 나왔습니다. 결정적 실수가 아홉 번째에서 나옵니다! (2위
점수 뜨자) 우크라이나의 요시모프 선수는 10.2를 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해설 (E) 0.2점 차이로 역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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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터 (E) 강철 선수는 아직도 겨누고만 있습니다.
75초 제한시간 내에 쏴야 하는데요, 많이 긴장했나보네요.
해설 (E) 마음 비워야합니다 강선수. 사실 여기까지 온 것만도 대단한 겁니다.
캐스터 (E) 아.. 모두 경기를 마쳤는데 강철 선수만 아직도 격발을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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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며 박수치고 중계화면에는 팡파레 C.G와 전형적인 승리의 축가와 함께 <사격
남 권총 50m 강철(17) 금메달> 이 요란하게 뜨고..
낡은 주택의 거실.
강철부모, 강철의 여동생(여고생), 남동생(중학생), 축구중계 보고 있다.
먹다 만 치킨과 맥주 앞에 놓고 중계에 몰입해 TV에 빨려 들어갈 분위기.
자막 – 2년 후. 2006년 6월. 서울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한민국 경기 중계 중이다.
숫자 <2>가 화면에 커다랗게 오버랩 되었다 사라지고.
장식장에 강철의 금메달과 표창, 신문 스크랩, 금메달을 걸고 찍은 가족사진 등이
걸려있고..
가족들 슛 슛!!! (벌떡 일어났다 실망하며 각자 떠드는) 아 씨!! / 뭐하는 거야!! / 거기서
그렇게 가냐!!!
강철부 (??!)
아이들 엄마?!! (놀라 뛰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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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모의 이마에 작은 구멍이 비로소 보이고.. 주변으로 피가 배어나오는.
그제야 강철부의 시선, 현관 쪽으로 향하고, 카메라 쪽 어둠 속에 권총을 든 누군
가의 손이 보이고, 강윤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방아쇠를 당기는 누군가의 손. 동
시에 화면에서는 골인 장면이 나오면서 온통 떠나갈 듯한 함성.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세발을 순식간에 쏘는 살인자. 떠나갈 듯한 티비 중계 소리와 이웃집의
함성 소리에 모두 묻히고. 이어서 화면, 책장처럼 넘어가는
앵커 (E) 첫 소식입니다.
씬/5 뉴스 영상 몽타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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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E) 사격 국가대표 코치 강윤씨와 아내 윤미호씨, 딸 수연양과 준석군이 자택 거
실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15일 오전이었습니다.
C#4 뉴스자료
사건 상황을 묘사한 C.G와 지도 지나가며
C#7 뉴스 자료
증거품으로 제시한 권총 사진 + 올림픽 영상의 권총 장면
권총을 들고 격발하는 강철의 올림픽 당시 모습도 있다. 클로즈업한 화면에 같은
권총임을 한눈에 분명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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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E) 검찰은 증거인멸과 도주를 우려해 강철씨를 구속수사하기로 하고, 범행 동기
과 당시 행적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C#9 뉴스 룸 (밤)
모니터 속의 기자와 생중계로 대화하는 앵커.
기자의 설명 동안 부자가 다투는 그림에 <진학 문제로 올림픽 직후부터 갈등> <
게임 중독> <정신과 문제 의심> 등의 자막이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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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들고 붉은 티를 입은 사람들, 술 먹고 고함지르고 경적 울리는 소리들로
요란한 분위기. 총을 든 그림자가 강철의 집을 나와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가다
가 쓰레기봉투가 쌓여있는 곳에 장갑 낀 손으로 권총을 던져놓고 사라지는 검은
실루엣의 남자.
씬/6 법정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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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호 범행 시각과 방법을 고려하면 우발적 범행이라 보기 어렵고, 주도면밀한 계획 아
래 가족을 살해한 것은 인륜을 저버린 충격적 범죄이며, 피고인이 유명인이며 청
소년들의 우상으로서 사회에 미친 충격이 다른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만큼,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잠시 사이, 강철을 흘끔)
강철 ......
철호 피고인 강철을 사형에 처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강철 (!)
자막 W : 더블유 – 두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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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범 (!! 그 소리에 자동으로 벌떡 일어나는)
연주 (핸드폰 건네주며 놀리는) 너 죽었다 이제~ 벌써 열 번 넘게 울렸는데 어째?
석범 (혼비백산 전화 받는) 네 교수님! 석범입니다! 네 아니 그게..
연주 (고소해하며 도로 눕는데)
석범 오연주요?
연주 (눈 번쩍)
석범 지금 옆에 있는데요. 글쎄요 왜 전화를 죽어도 안 받았는지는 저도 잘..
연주 (??! 가운 주머니의 핸드폰을 꺼내보면, 부재중 전화 10통 와 있다, !!!!)
석범 알겠습니다. (전화 끊는) 너 찾는데?
연주 미쳐! 이게 왜 무음으로 돼 있어?!
석범 (놀리는) 어떡하냐? 부재중 열 번이면 최소 사망각인데?
연주 (가운 급히 걸치며) 왜 왜 왜 나를 찾는대?
석범 몰라. 명복을 빈다~ (도로 눕는)
연주 하 씨 (울상으로 뛰쳐나가는)
씬/9 병원 복도 (낮)
연주, 눈곱을 떼면서 급하게 달려가는. 지나가던 김간호사(여, 30대 초반) 인사하
며 지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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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숨이 턱에 닿을 듯, 미끄러지듯이 들어오면 한산한 응급실.
다른 과 의사만 보이고, 박교수는 없다. 간호사2가 옆을 지나가자
연주 (???) 박교수님
간호사2 안 내려오셨는데요
연주 (???) 우리 과 환자?! 없어요?
간호사2 없는데요. (하며 지나가고)
연주 (중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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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수 아버지가 길 다 닦아 주실테고, 쉬웠을텐데.
연주 저도 하고 싶었는데요..
박교수 근데 왜 안했어?
연주 엄마가 반대하셔서요. 만화로 먹고 살기 힘들다고.
박교수 (혀 차며) 저런. 어머니가 시류를 잘못 읽으셨네. 요즘처럼 의사가 널린 세상에 만
화가가 나았을 텐데. 특히 경쟁력 없는 의사는.
연주 ......
박교수 그럼 부모님이랑 같이 사나?
연주 아니요. 엄마랑 둘이 삽니다.
박교수 아버지는?
연주 .....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박교수 그래..? (집요한) 그럼 아버지는 자주 안 봐?
연주 가끔 뵙는데.. (짜증나기 시작하는) 근데 그걸 왜
박교수 (O.L) 스포 좀 알려주라.
연주 네..?
박교수 (그제야 웃음기, 읽고 있던 만화 <더블유> 표지를 보여주는) 내가 요즘 이거에 푹
빠졌거든. 니네 아버지 만화.
연주 (황당)
박교수 (싱글거리며) 이게 너무 재밌더라구? 히트친 건 알았지만 웹툰은 영 어색해서 안
보고 버텼거든. 근데 이번주가 마지막 회라며. 그래서 뒷북치기 싫어서 엊그제 서
점가서 책을 샀어요. 서른세권 전부 다. (책상 밑에 산처럼 쌓아놓은 만화책 가리
키는) 나 이틀밤 꼴딱 샜잖냐. 이거 왜 이리 재밌냐?
연주 (황당하게 보다) 이거 땜에 부르신 거였어요..? (그제야 안도하는)
박교수 (들고 있던 책 보여주며) 지금 4권짼데 강철이 사형 선고 받았다? 어이없어.
연주 (여유 생겨) 아이~ 사형 안 당해요. 걱정 안하셔도 돼요.
박교수 알어~ 나 지금 세 번째 복습하는 거야.
연주 (처음 보는 미친개의 해맑은 모습이 신기한)
박교수 (표지를 새삼 보며) 주인공이 맘에 든단 말야. 강철 이 자식이~ 근성이 있는게~
남자가 봐도 멋진 놈이야~
연주 (팬심에 불쑥) 여자가 봐도 멋있어요!
박교수 (흘끔) 너도 강철 팬이냐?
연주 당연하죠. (하고) 한 섹시하잖아요.
박교수 섹시? (순간 멈칫)
연주 (아차 너무 나갔나하는데)
박교수 하하하~ (호탕하게 웃어제끼는) 니가 뭘 안다고 섹시야?
연주 (손가락으로 장난스레 표시하며) 쪼금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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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수 그러냐? 하하하~ 그렇지 한섹시하지~
그 사이 서류 들고 들어오는 석범.
둘, 팬심으로 갑자기 화기애애하게 웃는 이상한 광경에 놀라 눈 똥그래지는
씬/13 병원 복도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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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중얼) 웬일이야~ 미친개가 만화 좋아하는 줄 진즉 알았으면 인생이 편했을텐데
~ 그래도 이제라도 안 게 어디야? (흥얼거리며 전화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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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 차키도요! 지갑까지 다 놓고요! 그냥 연락두절이예요!
연주 (...! 그제야 심각해져) 어딜 가신 거야 그럼..?
수봉 (한숨 푹) 마감이 4시까진데 아무 지시도 없으시구, 우린 어째야 할지도 모르겠구.
선생님이 마감 어기신 적 단 한 번도 없잖아요. 어떡해요?
연주 (표정)
수봉 누나랑은 통화 안하셨어요?
연주 (방안을 살펴보며) 나 요새 너무 바빠서 아빠랑 연락한지 한참 됐어.
수봉 (머리 헝클며) 편집부에 연락해야겠죠? 아직 말도 못 꺼냈는데.
연주 좀만 기다려보자. 아직 마감까지 시간 있잖아.
수봉 근데 누나 되게 이상한 게 뭐냐면요, 우리가 어제 밖에서 밤샘 작업을 했는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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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도 이 방에서 나오시질 않았거든요?
연주 (? 돌아보는)
수봉 선생님. 커피 물 올릴까요?
성무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면 이제 9시가 넘은) 10시에.
수봉 네. (얼른 나가고)
성무 .... (계속 몰두한다)
수봉이 커피 들고 들어오며
수봉 선생님? (두리번거리는)
수봉 (E) 10시에 들어갔더니 안 계신 거예요. 나가시는 걸 아무도 못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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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와 윤희가 현관 앞에 신발을 확인하는 모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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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믿을 수 없는) 진짜 죽었다고?
수봉 봐요 피. 피를 저렇게 쏟고 어떻게 살아요?
연주 (황당하다, 순간 아버지 일은 잊고 그림만 뚫어져라)
수봉 우리가 얼마나 반대했다구요. 진짜 선생님 말씀에 토 한번 단 적도 없었는데 이번
엔 결사반대했어요. 선미는 막 울기까지 했다구요. 근데 선생님 고집이 진짜.. 하..
(고개를 저으며) 무조건 죽이신다는 거예요. 처참하게 죽여주겠다고. 그게 일생
소원이라고.
연주 (....!)
수봉 이거 뜨면 인터넷에 난리가 날걸요. 다들 범인 잡아 복수하고 끝나는 거 기대하고
있을텐데 복수는커녕 개죽음 당하니.
연주 저게 범인이야..? 누군데?
수봉 (고개 젓는) 우린 몰라요. 말 안 해주셨어요.
연주 (....!)
수봉 여기까지 그리시다 사라지신 거예요.
연주 (그림을 보며) 막상 죽이자니 갈등되신 거 아냐?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려고..
수봉 (단호히) 아닐걸요. 얼마나 의지가 확고하셨는데요.
수봉 아주 즐거워하셨다니까요.
연주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기분) 왜..? 왜 주인공을 죽이면서 즐거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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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 모르죠. 선생님 속을 내가 어떻게 알아요?
연주 .... (문득) 혹시 말이야.. 이 만화 극성팬들 많잖아. 어디서 엔딩이 이런 걸 주워듣
고선 사이코 광빠가 아빠를 납치한 거 아냐?
수봉 (눈 똥그래지는) 미저리처럼..?
연주 그래, 미저리! 미저리도 광빠였잖아?
연주/수봉 (서로 잠시 쳐다보며 점차 의혹이 확신이 되는)
수봉 누나 그럼..!
연주 (마음 급해지는) 안 되겠다. 경찰에 신고하자 느낌이 안 좋아.
수봉 (!!)
수봉 핸드폰 어딨냐!!
선미 왜 왜? 뭐 찾았어 오빠?
수봉 경찰에 신고해야 돼 이거 보통 일이 아니야 씨! (급히 112 누른다)
선미/윤희 (겁먹어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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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져 있는 액정 태블릿의 만화 속, 쓰러진 남자의 선홍색 피로 범벅된 손을 그린
선이 얼핏, 움직이는 듯 보인다. 등지고 있는 연주는 전혀 모르고..
쓰러져 있는 남자의 손이 분명히 다시 꿈틀하고..!
연주, 다른 메모를 집으려고 발걸음을 옮기다 멈칫..!
뒤에서 뭔가 잡아당겨서 더 나아갈 수가 없다.
의자에 옷자락이 걸린 줄 알고 무심코 손을 뒤로 해서 옷깃을 잡아 빼려다 섬뜩
한 기분에 굳는 연주. 자신의 손에 잡힌, 옷자락이 아닌, 물컹하고 뜨거운 느낌.
연주, 순간 뒷덜미에 소름이 돋는다.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손을 천천히 앞으로
내밀어 손에 묻은 걸 본다. 선명한 붉은 색의 피.
영문을 알 수 없는 선홍색 피가 연주의 손에 묻어있고..!
연주, 심장이 얼어붙는 기분으로 몇 초간 망설이다 두려움에 떨며 뒤를 돌아보고,
....!! 피에 젖은 손이 연주의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있다.
아버지가 아니었다, 강인한 젊은 남자의 손이다.. 라고 느끼며 연주, 놀라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남자의 손, 연주를 강하게 잡아당기고..!
연주, 비명 지를 새도 없이 순식간에 프레임 아웃되는
카메라, 팬 하면 바로 직전까지 서 있던 연주 자리에 아무도 없다.
들고 있던 그림엽서는 바닥에 떨어져 있고.
씬/29 호텔 옥상 (밤)
연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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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에 심플한 티셔츠 차림이나 셔츠는 마치 원래 붉은색이었던 것처럼 보일
정도로 피로 물들어있고. 남자는 어둠 속에 마치 죽은 것처럼 보이고..
씬/31 주방 뒤편 복도 (밤)
연주 (버럭) 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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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들과 잡담하던 웨이터, 그 소리에 돌아보고 동시에 동작 멈추는.
피가 여기저기 묻은 연주를 보고 눈이 똥그래진다.
씬/33 호텔 옥상 (밤)
웨이터 어! 왜 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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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만져보며) 기흉인 거 같은데..
웨이터 네?
연주 (침착하려고 혼자 계속 중얼중얼) 기흉 맞지..? 맞아 그럼.. 뚫어야 되지.. 근데 뚫
을 게 없잖아..? (두리번거리다 웨이터 주머니에 꽂힌 볼펜이 눈에 들어오자 ...!!
잡으려다가 멈칫) 안 돼 위험해. 니가 뭘 안다고?
연주 (...!!)
웨이터 (겁먹어 버럭) 죽은 거예요?!! 죽었어??!!
씬/34 호텔 정문 앞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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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35 호텔 옥상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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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급박한 순간이 지나고 나자 갑자기 모든 게 이상하다..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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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중얼) 무슨... 말도 안 되는..
구급대원 자 자 비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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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의 당황한 표정에서 카메라 빠지면...
시끌벅적하던 눈앞의 광경들, 순식간에 사라지고.
구급대원들도, 강철도, 호텔직원들도 없고..
연주는 아까 끌려들어가기 전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
햇살이 환하게 창을 통해 들어오고. 엽서는 바닥에 떨어져있고.
연주, 멍해서 잠시 그대로 있다가 고개를 돌려보는..
태블릿에 직전까지 보던 그림이 그대로 떠 있다.
어둠 속에 쓰러져 죽은 듯한 강철의 그림, 언제 움직인 적이 있냐는 듯.
연주, 공포를 느끼며 모니터에 떨리는 손을 대보는. 그러나 모니터에 틱 부딪치는
손가락. 3차원이 아니다, 평면 모니터 속 그림일 뿐.
연주, 소름이 끼치는 기분, 무서워져 뒤로 주춤하는데
수봉 누나 뭐 해요?
연주 (! 소스라치며 돌아보는)
수봉이 문을 열고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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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37 성무집 거실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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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내뱉으면서도 자기가 미쳤다고 생각이 든다.
씬/38 한국 성심 병원 앞 (낮)
자막 - 며칠 후
강철의 쾌유를 비는 여성팬들이 잔뜩, 꽃과 플래카드를 들고 오버하며 몰려있고,
경찰이 못 들어가도록 지키고 있다. 그 앞에서 기자가 리포팅 중이다.
씬/39 병원 복도 (낮)
강철 찾았어?
소희 아뇨. 일대를 샅샅이 뒤졌는데 행방이 묘연하답니다.
사건 전후로 CCTV에도 전혀 찍힌 게 없구요.
강철 (이상한) 찍힌 게 없어?
소희 (다가와) 네. 그 여자 좀 이상해요. 매니저한테는 증언하겠다고 하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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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 (E) 경찰 오니까 없어졌다네요.
소희 그리고 자신을 명세병원 의사라고 했답니다.
강철 명세병원이 어디야..?
소희 현재 대한민국에 명세병원이라는 데는 없습니다.
강철 (?)
소희 그러니까 의사를 사칭했다는 건데요. 이거 좀 보세요. (매니저에게 줬던 연주의
명함을 건네준다)
강철 (구겨진 명함을 받아들고 읽는) 흉부외과 레지던트 오연주..?
소희 아예 명함까지 파서 다녔나 봐요. 거기 적힌 핸드폰, 이메일 모두 가짜였구요. (하
고) 경찰은 이 여자를 공범으로 의심하고 있던데요.
강철 (잠시 생각하다) 그건 아닌 거 같은데 (하고 다시 단호하게) 그건 아니야.
소희 어떻게 알아요?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면서.
강철 직감으로.
소희 (?)
강철 어쨌든 꼭 찾아야 돼. 아무래도 이 여자가 내 인생의 키를 쥔 거 같으니까.
소희 (그 말에 순간 기분 상하는) 대표님 인생의 키요..?
어휴~ 너무 거창한 표현이라 좀 오글거리는데요.
강철 (못 들은 척) 찾아봐요.
소희 지금 몽타주 만들고 있답니다. 구급대원들 말로는 꽤 미인이라고
강철 아니 미인은 절대 아니고
소희 미인이라던데요?
강철 (단호한) 그 여자가 미인이면 개나 소나 다 미인인거고.
소희 (눈 가늘게 뜨며) 근데 인생의 키라고요?
강철 예뻐서 내 인생의 키라고 한 줄 알아?
소희 한 눈에 꽂히신 줄 알았죠.
강철 대체 날 뭘로 보는 거야?
소희 희대의 바람둥이요.
강철 (어이없어하며) 이렇게 사장한테 막말하는 비서 봤나? 형, 본 적 있어요?
도윤 (웃으며) 아니요.
소희 그게 아님 어떻게 처음 본 여자가 인생의 키가 되나요?
강철 내 존재의 이유.
소희 (....?)
강철 내 존재의 이유를 밝혀줄 키가 그 여자 같아. 됐어?
소희 (....!) 황당하네. (갑자기 반말 나오는) 니 존재의 이유는 나도 밝힐 수 있거든? 간
단해, 너희 부모님의 사랑으로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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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말 끊어버리는) 몽타주 절대 예쁘게 그리면 안 돼. 그럼 죽어도 그 여자 못 찾아.
(하고) 그리고 반말은 둘이 있을 때 만이랬지?
소희 (뭔가 약 오르는) 네 알겠습니다. 경찰에 그대로 전할게요. 대표님 인생의 키가 될
여자는 결코 미인이 아니라고. (부러 공손히 인사하고 나가는)
소희가 문을 닫고 나가면
강철 (흘끔) 또 삐진 거 같지?
도윤 인생의 키라는 표현은 좀 쎄긴 한데. (하고) 엄청 미인인가보다?
강철 (어이없는) 미인 아니라니까.
도윤 (안 믿는 미소)
강철 하 참. (하고는 명함을 다시 보는, 중얼) 오연주라..
(진지하게) 오연주.. 당신 지금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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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수 (황당) 어, 이게 나 밀었냐? 지금 날 밀어?
연주 아 제발 좀!! 일단 나가시라구요!! (확 떠밀더니 문을 잠가버리는)
씬/42 병원 복도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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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석범이 문 두드리며 ‘야 문 열어, 너 돌았냐?’ 소리 들리고.
그러나 연주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연주, 다시 웹툰의 강철의 컷을 들여다보는
연주, 모든 게 명백한 진실로 느껴지면서 두려움이 몰려온다.
연주 왜 내가 당신 인생의 키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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